삼성화재배 결승1국 274수만에 승리
2013년 우승자 탕웨이싱에 일격… 10일 1승 추가땐 대망의 우승 확정
김지석 9단(오른쪽)이 9일 삼성화재배 결승1국에서 불계승을 거둔 뒤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탕웨이싱 9단과 복기를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바둑계의 엄친아 김지석 9단(25). 어려서 광주의 바둑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다. 9세 때 조훈현 9단과 접바둑을 둬 기재를 인정받았다. 이듬해 조 9단의 두 번째 내제자가 되는 듯했으나 오래가지는 못했다. 2003년 프로가 된 뒤 각종 기전 본선에서 꾸준히 활약했지만 기재에 비해서는 타이틀과 연이 닿지 않았다. 2009년 물가정보배가 첫 타이틀. 이창호 9단에게 2-0으로 이겼다. 그러다 주춤했다.
그의 바둑은 지난해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13년 이세돌 9단을 3-0으로 이기고 GS칼텍스배를, 11월에는 최철한 9단을 3-0으로 누르고 올레배까지 거머쥐었다. GS칼텍스배는 올해 4월 2연패했다.
김지석은 요즘 강자들에게도 이기는 바둑을 둔다. 그는 자신의 바둑에 대해 “특별히 공부방법이 달라진 것은 없고, 공부를 더 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2년 전 결혼을 하고 정신적으로 안정을 얻고 경험의 폭이 넓어진 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연말 삼성화재배와 LG배에도 결승전에 올랐다. 그로서는 세계대회 첫 도전이다. 국수전은 4강전에서 승리해 다음주 박정환-박민규 간의 승자와 도전자결정전 3번기를 치른다.
8일 삼성화재배 결승전 3번기를 앞두고 중국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 그랑멜리야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탕웨이싱(唐韋星)과 김지석은 서로를 치켜세웠다. 김지석은 “탕웨이싱이 작년에 우승하고 올해도 결승에 올랐다. 수읽기가 강하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도 잘 본다”고 했다. 탕웨이싱은 “그의 바둑은 특별한 것 같지는 않은데 두다 보면 진다. 바둑판을 컨트롤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김지석은 준결승 3번기에서 중국 랭킹 1위 스웨(時越) 9단을, 탕웨이싱은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9단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두 기사는 지금까지 4차례 만나 김지석이 3승 1패로 앞서 있다.
9일 오전 9시 반 그랑멜리야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결승 1국에서 돌을 가린 결과 김지석이 백을 쥐었다. 김지석은 초반은 두텁게 반면을 운영했으나 중반 실착을 범해 불리해졌다. 그러나 탕웨이싱도 초읽기에 몰리면서 끝내기에서 실수를 범했다. 백 1집반 정도 우세로 역전됐다. 결국 탕웨이싱은 274수 만에 돌을 내려놓았다.
목진석 9단은 “김지석이 수읽기에 강한 힘바둑에다 요즘에는 성숙미를 더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전성기에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결승 2, 3국은 10, 11일 열린다. 김지석이 2국에서 승리하면 우승을 확정하고, 질 경우 3국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삼성화재배 우승상금은 3억 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