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우 “연습 때 우린 파닥거리는 닭들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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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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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플레이 위드 어스’ 공연 갖는 김광민-이병우-윤상

“우리 셋이 소통하는 순간이 제겐 정말 소중해요.” 형들이 좋아 공연을 계속하고 싶다는 윤상(왼쪽)의 말에 김광민(가운데)과 이병우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경호 씨 제공
“우리 셋이 소통하는 순간이 제겐 정말 소중해요.” 형들이 좋아 공연을 계속하고 싶다는 윤상(왼쪽)의 말에 김광민(가운데)과 이병우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경호 씨 제공
“제가 두 형을 아주 좋아해요. 이 공연을 통해 두 분의 존재감을 요즘 세대에게 알리고 싶어요.”(윤상)

“우린 정말 사랑하고 음악적 정서도 잘 맞죠. 같은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게 좋아요.”(김광민)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51), 기타리스트 겸 영화음악감독 이병우(46), 싱어송라이터 윤상(43). 쟁쟁한 아티스트 세 사람이 다음 달 5,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 ‘플레이 위드 어스(Play with Us)’를 갖는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협연이다.

“아우, 나 이렇게 다이내믹한 곡은 안 하는데.”(윤상)

최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대기실에서 만난 세 남자는 의자에 파묻히듯 앉았다.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서 영화 ‘괴물’의 OST ‘한강찬가’를 연주한 직후였다. 베이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 윤상이 “노래와 베이스 박자가 엇박이 많아 힘들었다”며 괴로워하자 형 둘이 위로해줬다. “윤상답지 않게 힘 있게 부르던데.”(김광민) “그 노래가 우리 노래 중 가장 재미있어.”(이병우)

이병우의 대표곡 중 하나인 ‘한강찬가’는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공연 레퍼토리에 추가됐다. 이번 공연에선 잔잔한 피아노 연주곡부터 가요와 흥겨운 퓨전 밴드 음악까지 멤버의 대표곡들을 새롭게 편곡해 1인 독주나 2인 잼(즉흥 연주), 3인 잼 등 다양한 형태로 들려줄 예정이다. 가수 하림과 아이유가 게스트로 나온다.

인터뷰 중에도 세 사람은 줄곧 공연에 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작년엔 공연이 너무 길었어요. 세 시간 반이나 했으니.”(김광민) “인터미션(중간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해요. 아, 전에 내 공연 때 경품을 주니 반응이 좋던데.”(이병우) “우리도 경품 주는 게 어때요?”(윤상)


20년 넘게 알고 지내온 이들은 모두 유학파 출신이다. 김광민과 윤상은 미국 버클리음대 선후배 사이다. ‘해운대’ ‘왕의 남자’ 등 1000만 관객이 든 영화의 음악을 담당한 이병우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막내 윤상이 무대를 이끌고 두 형은 피아노와 기타 연주로 받쳐줄 예정이다. 왜 노래를 부르지 않느냐고 묻자 김광민은 “나는 가수가 아니다”라며 손을 내저었다. 이병우도 멋쩍게 웃었다. “작년에 한 번 불렀는데 지인들이 ‘제발 부르지 마’라고 하더군요.” 그는 1980년대에 조동익과 듀오 ‘어떤 날’로 활동했다.

세 사람 모두 대중음악계에선 지적이고 감성적인 뮤지션으로 평가받지만 대기실에선 어수선했다. 인터뷰를 하다가도 대기실에 켜놓은 TV에서 다른 가수들이 나오면 그 사람의 음악에 대한 수다가 이어졌다. 연습실에선 더하다고 했다. “연습할 때 우리 모습은 닭장 안에서 닭들이 푸닥거리는 것 같아요.”(이병우)

‘플레이 위드 어스’는 지난해 초 윤상이 7년간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형들을 졸라 성사됐다. 그는 공연을 위한 헌정곡 ‘플레이 위드 어스’도 작곡했다. 지난해 첫 실험 공연이 좋은 평가를 받아 앞으로는 매년 같은 이름의 협연을 할 예정이다.

“서로 음악하면서 부족했던 부분, 몰랐던 부분을 보충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함께할 수 있어 좋죠.”(윤상) “무대에서 연주하는 우리가 이렇게 재미있고 행복한데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지지 않겠어요? 같은 시간과 느낌을 공유하는 공연에선 말 그대로 ‘함께 놀자(Play with Us)’가 가능하죠.”(이병우)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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