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22년 만의 무관(無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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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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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이창호 9단
결승 4국 6보(81∼98)

흑 81은 백 대마를 위협해 약간의 이득을 취하려는 수. 백이 82로 손을 빼자 흑은 체면상 계속 공격한다. 흑 83을 선수하고 흑 85, 87로 두어 백 대마를 공격하는 데 희망을 건다.

최철한 9단이 백 88로 찌르자, 이창호 9단은 결단을 내린다. 흑 89로 백 대마를 잡으러 가기로 한 것. 참고 1도처럼 흑 1로 받으면 백 2를 선수하고 백 4, 6으로 두어 빵따냄과 우변 흑 한 점을 끊어 잡는 것이 맞보기가 돼 희망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 9단은 흑 89부터 97까지 백 대마 사냥에 나선다.

최 9단이 백 98로 끊자 이 9단은 조용히 패배를 인정한다. 그리고는 복기가 시작됐다. 그 자리에는 두 대국자와 이세돌 9단 등도 참여해 꽤 긴 시간 여러 참고도를 그려가며 복기했다. 복기에 참여한 프로기사와 기자들은 이 9단에게 백 98 이후 “백이 어떻게 살 수 있나” 참고도를 보여주길 재촉했다.

참고 2도처럼 흑 1로 두는 수가 최강의 버팀. 백이 4, 6으로 선수하고 백 8로 두면 수습이 가능하다. 흑이 9를 두며 끝까지 잡으러 오면 백 20까지 백이 흑을 잡고 살아가게 된다.

이 9단은 싹싹하게 돌을 거두고 복기로 아쉬움을 달랜다. 22년 만에 맞이한 무관, 이 9단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말없이.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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