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노래로 차린 우리 밥상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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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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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김치… 월드 비빔밥…
23, 24일 한식콘서트 여는 오세종 서울시합창단장

“한식 세계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마침 한식을 다룬 노래도 많거든요. 이런 곡들로 ‘한식 콘서트’를 만들고 싶었죠.” 오세종 서울시합창단장(64·사진)은 23, 24일 오후 7시 반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체임버홀에서 ‘시골밥상 콘서트’를 여는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콘서트 순서를 보면 군침이 절로 돈다. ‘꽁보리밥’ ‘내 사랑 김치’ ‘월드비빔밥’ ‘산낙지를 위하여’ ‘냉면’ ‘자장면’ ‘막걸리’ ‘메밀묵 사려’ 등 맛난 음식이 가득하다. 메뉴판을 보는 듯하고, 이런 곡들이 실제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음식과 관련된 곡을 찾느라 여러 작곡가에게 전화도 하고 여러 자료도 살펴봤지요. 음식 노래가 많아 저도 놀랐습니다.”

‘내 사랑 김치’는 가사만 봐도 정겹다. ‘아무리 풍∼성한 식탁이∼라∼도 김치가∼ 없∼으면 밥맛이 밥맛이 정∼말 밥맛이 없어∼요’라고 시작해 중반에는 배추김치 하얀백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갓김치 나박김치 등 김치 종류를 바쁘게 나열한다.

반면에 ‘시래기’는 사뭇 진지하다. ‘껍데기라∼고 얕보지 말∼라 함부로 함∼부로 얕∼보지 말∼라 정월이라 대보름날 오곡밥에 아홉 가지 묵은 나물 중에 시래기가 으뜸 아니던∼가.’

“작사가 탁계석 씨가 직접 식당 주인장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 해설에 나섭니다. 저는 객석으로 내려가 ‘좋다’ ‘캬∼ 시원하다’ 등 추임새를 넣죠.”

‘그림의 떡’에 그치는 공연은 아니다. 막걸리 제조회사 ‘천둥소리’의 지원을 받아 하루 200병씩 총 400병의 막걸리를 공연 뒤 관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예정. 24일에는 인근 고깃집에서 열리는 뒤풀이에 관객들을 초대할 계획이다.

오 단장의 이색 합창 공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오 단장은 그해 5월 비보이와 함께하는 ‘카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비보이와 만나다’를 무대에 올렸고, 12월에서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부를 때 관객 400명이 함께 일어나 합창하는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관객들이 합창 공연은 재미있거나 특이하지 않으면 선뜻 보려 하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관객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고민이 많죠.”

내년 1월 임기를 마치는 오 단장은 서울시합창단이 “확 변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단다.

“우리 합창단이 경직돼 있고, 몸과 마음이 풀리지 않았어요. 아직 악기(단원)를 클리닝하는 과정이에요. 앞으로 더 맑고 깊은 화음을 선사할 수 있을 겁니다.” 02-399-1779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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