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해외파 백조 최유희, 무대에 살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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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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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주역 무용수 기량 8일 ★★★★☆ 11일 ★★★★ 군무의 완성도 ★★★☆

화려한 표정 연기와 탄탄한 기교로 완벽한 흑조 오딜을 표현해 낸 최유희 씨(오른쪽)가 ‘백조의 호수’ 2막 무도회 장면에서 국립발레단 정영재 씨와 함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 국립발레단
화려한 표정 연기와 탄탄한 기교로 완벽한 흑조 오딜을 표현해 낸 최유희 씨(오른쪽)가 ‘백조의 호수’ 2막 무도회 장면에서 국립발레단 정영재 씨와 함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 국립발레단
7∼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는 새로운 백조와 왕자가 관심을 모았다. 8일과 10일 오데트와 오딜을 연기한 최유희 씨는 재일교포 출신인 영국 로열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이번 무대가 한국에서의 첫 전막 공연이었다. 11일 공연에서는 이동훈 씨가 ‘호두까기 인형’ 이후 첫 고전발레 주역을 맡아 지그프리트 왕자를 연기했다. 이 씨와 호흡을 맞춘 김리회 씨 역시 지방공연 외에는 이 작품의 주역을 맡은 적이 없어 사실상 데뷔 무대였다.

최 씨는 8일 공연에서 깔끔하고 탄탄한 무대를 선보였다. 2막 무도회 장면에서 왕자를 유혹할 때는 화려한 미소와 함께 완벽히 흑조 오딜로 변신했다. 이 장면 말미에 등장하는 32회전 푸에테에서는 회전축이 되는 다리를 전혀 이동하지 않으며 가볍게 회전해냈다. 체구가 작다는 한계를 극복하기에 충분한 실력이었다.

11일 공연에서는 이 씨와 김 씨 모두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였다. 이 씨는 1막 1장 말미 악마 로트바르트에게 조종당해 내면의 갈등을 느끼는 장면에서 배역에 깊이 몰입한 채 뛰어난 무대 장악력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김 씨 역시 오데트와 오딜의 청순함과 요염함을 오가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 새로운 주역 무용수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이 씨의 경우 상대 무용수와의 2인무나 3인무에서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김 씨는 2막 무도회 장면 중반 발을 헛디디는 실수를 한 뒤 눈에 띄게 위축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국립발레단은 2009년 6년 만에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린 뒤 올해 연이어 이 작품을 공연했다. 그런 만큼 작품의 백미인 호숫가의 백조 군무는 훨씬 더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백조의 날개를 표현하는 팔의 각도처럼 세밀한 부분까지 일치하지는 않아 작품 특유의 정형미를 완벽히 구현하는 데는 부족했다. 작년에 이어 음악을 맡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지휘자 구자범 씨는 깊이 있는 연주로 무용수들을 탄탄히 받쳐주어 공연의 완성도를 더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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