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격변의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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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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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강지성 8단
본선 16강전 8국 3보(51∼76) 덤 6집 반 각 3시간

비타협은 이세돌 9단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는 승부가 완연히 유리해지기 전까지 타협을 모른다. 상대의 의도를 절대 받아주지 않는다. 의도를 거스른다고 해서 꼭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야만 승부사로서의 기운을 얻는가 보다.

흑 ○의 응수타진에 백 ○로 반발한 것은 이 9단의 승부사적 결기를 보여준다.

백 ○의 반발도 꼭 이득이라고 할 수 없다. 우선 흑 51로 뚫고 나올 때 바로 막지 못하고 백 52로 물러서야 한다. 백 54까지의 타협이 그나마 최선이다. 하지만 상대가 어느 상황에서도 마음 편히 둘 수 없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백 56은 마음만 앞선 수. 상변 흑 세를 지우자는 뜻인데 자신의 약점을 돌보지 않았다. 백 56으로는 참고 1도 백 1로 지키는 것이 정수. 흑 2, 백 3이면 정상적인 진행. 흑이 조금 앞서긴 하지만 크게 기운 바둑은 아니다.

어느 쪽이든 강지성 8단이 흑 57, 59로 나와서 끊은 것은 당연한 응징. 백돌이 양쪽으로 갈라졌다. 돌이 나뉘면 괴롭다. 동시에 두 곳을 돌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백이 중앙부터 돌볼 때 흑은 73까지 좌하 백 진으로 수월하게 진입했다. 백 74의 응수타진 때 흑 75가 응수타진. 만약 백이 참고 2도처럼 즉각 반응하면 사석작전을 펼쳐 ‘A’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그러나 이 9단은 백 76으로 뚫는다. 격변의 조짐이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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