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굴욕적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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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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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진석 9단 ● 고근태 7단
본선 16강 4국 2보(28∼52) 덤 6집 반 각 3시간

57분의 장고 끝에 놓인 수는 백 28. 지극히 평범하다. 이 수를 얻기 위해 1시간 가까이 장고한 것이다. 아마 수많은 변화, 그중에서도 흑 ○를 강력하게 몰아붙이는 수를 집중적으로 연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불가’ 판정을 받고 가장 쉬운 수로 돌아왔다. 보기보다 흑 ○가 유력했다는 증거다.

흑 29 때 백이 30으로 후방부터 보강한다. 흑 ○와 연관해 흑 ‘가’로 젖히는 수단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참고1도 백 1을 두면 당장 흑 2로 나온다. 축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백이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흑 31로 한발 앞서 뛰어나가는 모양을 갖추자 흑이 기분 좋아 보인다. 이후 진행도 마찬가지. 흑 37까지 백은 제자리걸음을 하며 중복된 형태인데 흑은 실리도 챙기며 날렵한 자세를 취했다.

백 38. 이런 수는 목진석 9단이 아니면 두기 힘들다. 우상 백에 보강해야 할 시점처럼 보이는데 거꾸로 흑을 공격하자고 나선 것. 창의적인 수가 될지, 뜬금없는 수가 될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더구나 흑 41에 백 42, 44로 잡아 우상 백은 위험하지 않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는 목 9단의 착각이었다. 흑 51 때 참고2도 백 1로 타개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흑 2로 늦추는 수를 깜빡했다. 뒤늦게 백 52로 방향전환을 했지만 굴욕적 연결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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