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문인들 ‘소통의 바다’로-세계작가페스티벌

동아일보 입력 2010-09-29 03:00수정 2010-09-29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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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성 中모옌 씨 등, 국내외 작가 40명 참가


■ ‘세계 작가 페스티벌’ 내달 3일 개막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종이가 작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들이 와서 인류 자신은 물론, 인류와 세계의 관계, 인류와 바다의 관계 등 일련의 문제에 관해 무언가를 써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중국 소설가 모옌 씨)

바다라는 거대한 종이에 대한 작가들의 대화가 시작된다. 단국대와 동아일보사 주관으로 열리는 ‘2010 세계 작가 페스티벌’의 주제는 ‘바다의 시 정신-소통의 공간을 노래하다’는 국내외 작가 4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문학 축제다. 10월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의 전야제를 시작으로 4, 5일 단국대 죽전캠퍼스와 천안캠퍼스에서의 주제발표와 작품낭송, 6일 작가들의 창덕궁, 경복궁 일대 역사문화탐방 행사가 이어진다.

○ 가려졌던 별을 만나는 즐거움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온 한국 시인 고은 씨와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 씨, 중국시인 베이다오(北道) 씨 등 낯익은 이름을 제외하고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작가들은 세계 문단의 스타다. ‘2010 세계 작가 페스티벌’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가려졌던 스타 작가들을 만나는 귀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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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안토니오 콜리나스 씨는 20년 넘게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의 이비사에 거주하면서 인위적인 훼손을 거부하는 생태시를 써온 시인. 스페인의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으로부터 ‘시민 공로 표창’을 받았다.

고이케 마사요(小池昌代) 씨는 일본의 대표적인 중견 여성 작가. 중년 여성의 불안한 내면을 날카롭게 묘사한 작품으로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고단샤 에세이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집 ‘파도를 기다리다’의 국내 출간을 앞두고 있다.

프랑스의 시 전문 계간지 ‘포에지’의 편집장인 시인 클로드 무샤르 씨, 뛰어난 장시가 큰 관심을 받으면서 ‘21세기 베트남의 문학현상’의 주인공이 된 시인 쩐아인타이 씨, 아메리칸 북 어워드 수상자인 미국 시인 더글러스 메설리 씨도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한국 시인 신경림 천양희 고형렬 안도현 나희덕 장옥관 씨, 소설가 박범신 씨 등이 작품을 낭송하는 즐거운 축제를 펼친다.

○ 새로운 문학적 탐험지로서의 바다


“시가 죽었다, 시가 사라졌다는 오늘날의 낯익은 속담은 옳다. 죽어야 한다. 시는 누구의 자식이 아니다. 앞으로의 시는 고아의 시다. 파도 위의 고아가 노래하는 것이다.” 고은 시인은 발제문에서 “마침내 시와 시 아닌 것의 경계를 벗어난 시의 새로운 유기체적 깨달음이 있게 될 것”이라면서 그 새로운 시 정신을 바다에서 구한다.

이처럼 ‘바다의 시 정신’이라는 주제에 대한 각국 시인들의 문학적 탐색도 흥미롭다. 중국 시인 린망(林莽) 씨는 극도의 절망에 빠져 누구와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던 때를 돌아보면서 “상상하고 갈망해 본 사람, 간절히 희망하고 또 절망해 본 사람, 절망과 희망을 겪어보고 그 고통에 몸과 마음을 내맡겨 본 사람은 알 것”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는 “‘바다의 시 정신’이란 넓고 밝고 항구적이며 소통이 자유로운 문화정신이며, 우리의 시는 이러한 정신의 격려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해 갈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낸다.

폴란드의 에세이스트 예지 일크 씨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브로드스키의 작품에서 바다와 물의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바다의 시 정신’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최동호 씨는 “이제 시인들의 상상에 떠오르는 것은 실제의 바다가 아니라 가상공간의 상상의 바다이기도 할 것이고 우주 공간을 떠도는 유랑하는 자아이기도 할 것”이라면서 최근의 기술 변화가 ‘디지털의 바다’로 문학적 상상력을 확장시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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