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은 관객 맘대로 “틀을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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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일 07시 00분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관객도 배우가 되는 관객참여형 연극이다. 매 회 다른 과정, 다른 결말이 각별한 재미를 준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관객도 배우가 되는 관객참여형 연극이다. 매 회 다른 과정, 다른 결말이 각별한 재미를 준다.
코믹 추리극 ‘쉬어매드니스’
관객·배우간 심리전 큰재미


‘쉬어매드니스(Shear Madness)’는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연극이고, 세부 장르로 보면 ‘코믹 추리극’을 표방하고 있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장소는 서울 동숭동의 ‘쉬어매드니스 미용실’. 극의 제목이 미용실 업소명인 것이다. 손님으로 가득 찬 미용실 위층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피해자는 왕년에 잘 나가던 유명 피아니스트 송채니.

손님으로 가장하고 잠복해 있던 형사들은 미용실의 손님들을 용의자로 간주하고, 이 광경을 모조리 지켜보고 있던 관객은 목격자이자 배심원이 되어 용의자들의 행적을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미용실 주인 조호진, 미용사 장미숙, 부잣집 마나님 권영화, 골동품 판매상 오준수. 범인은 미용실 안에 있다.

‘쉬어매드니스’는 관객이 결말을 정하는 관객참여형 연극이다. 관객은 ‘증인’ 자격으로 직접 극에 개입해 용의자들에게 상황 재연을 요구하고, 의문점을 찾아내야 한다. 관객의 예리한 수사망을 피해가지 못한 용의자는 범인으로 지목되고, 결국 자신의 범행을 자백함으로써 연극은 종결된다.

바둑처럼 단 하루도, 단 한 번도 같은 공연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이 ‘쉬어매드니스’이 지닌 최대 매력이다. 관객들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배우의 손동작 하나, 말 한 마디에 온 정신을 집중해 범인을 찾아야 한다. 사건이 일어난 뒤 용의자를 찾기 위한 심문이 시작되면 진짜 범인을 찾으려는 관객과 범인으로 지목되지 않으려는 배우들 간의 심리전이 긴박하게 벌어진다.

배우에게나 관객에게나 어찌 보면 상당히 ‘고된’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만큼 재미있다. 신안진, 차청화, 맹주영, 문민형, 이상숙, 이충주 등 출연. 서울 동숭동 상명아트홀1관에서 오픈런 공연 중이다. (문의 02-744-4334)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사진제공|뮤지컬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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