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비상식적 수법

  • 동아일보

○ 김지석 7단 ● 박정상 9단
예선 결승 4국 2보(23∼51) 덤 6집 반 각 3시간

“죽을 때까지 노력하겠다.”

박정상 9단의 좌우명이다. 그는 재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제 아무리 천재라도 노력하는 자에겐 못 당한다는 생각이다. 현실에선 천재형이 노력형을 앞서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바둑처럼 타고난 재능이 필요한 분야는 더욱 그렇다. 그의 말은 천재를 보며 좌절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강하다. 한걸음씩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천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이런 긍정적 사고는 분명 그를 끊임없이 발전시킬 것이다.

백이 우상 귀에 걸쳤지만 사실은 침투한 것이나 마찬가지. 흑은 23의 강공책을 들고 나온다. 백 26, 28이 외워둘 만한 수습의 맥점. 흑도 29, 31이 최강의 응수다. 백 32는 응수타진인데 흑은 33으로 여유를 주지 않는다. 참고1도 흑 1로 두면 백 두 점을 잡을 수 있지만 백 8까지 흑이 당한 형태.

흑 39까지는 바꿔치기 양상이다. 백도 우변을 안정시키고 선수까지 잡아 불만이 없다.

빠르게 초반을 진행하던 김지석 7단은 흑 45를 보고 잠시 손을 멈춘다. 김 7단의 눈에 참고2도 백 1의 치중이 떠오른다. 여러 변화가 있지만 참고2도처럼 별로 여의치 않다. 백 46으로 참아둔다.

백 50으로 단수 칠 때 누구나 ‘가’로 잇는 것을 예상했는데 박 9단은 흑 51로 쑥 밀고 들어간다. 지금이 이렇게 비상식적인 수법을 동원해야 할 정도로 비상 상황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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