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3회 아마국수전…서서히 쪼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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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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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 조훈현 9단과 서봉수 9단이 마주 앉았다. 제11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8강전이었다.

57세인 이들은 20세 때인 1973년 1월 백남배 본선에서 처음 대결한 이후 이날 363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이 두 기사처럼 많이 대결을 펼친 라이벌은 없다. 이들은 만날 때마다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셈이다. 이날은 조 9단이 불리한 바둑을 뒤엎고 백 반집승을 거뒀다. 역대 전적은 244승 119패(조 9단 기준)이지만 2000년 이후엔 서 9단이 7승 6패로 약간 앞서 있다.

백은 우변과 좌상 쪽의 말들이 허약하다. 백이 두 개의 말을 동시에 돌보는 동안 흑이 야금야금 이득을 볼 수 있는 흐름이다. 그래서 국면의 주도권이 흑에게 있다.

우변 백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으니까 김대혁 6단은 백 52로 좌상 말부터 돌본다. 가장 단단한 행마이면서 우변 백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수다.

흑은 느긋하다. 공격은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칼을 뽑기 위해선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건 칼을 뽑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흑 53, 55로 멀리서 포 사격부터 한다. 언제든지 백 말을 덮칠 수 있다는 위협사격이다.

백 58은 나만 공격당하지 않겠다는 반격. 흑 돌을 끊어 흑에게도 부담을 남기겠다는 뜻이다.

흑은 아랑곳하지 않고 흑 59, 61로 우변 백의 근거를 줄여간다. 이렇게 조금씩 쪼아대는 것이 무섭다. 한두 번 쪼이다 보면 미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허물어질 수 있다. 흑 73까지 여전히 백을 공격해 사정권에 붙잡아 두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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