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짜릿한 춤… 매운 풍자… 골라 보는 재미

  • 입력 2009년 10월 1일 0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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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공연을 보려면 먼저 일정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휴일에는 보통 2회 공연을 하지만 추석과 설 명절에는 하루 1회만 공연하거나 아예 공연을 쉬는 경우도 많다. 반면 뮤지컬 ‘젊음의 행진’처럼 3일 연휴 내내 2회 공연을 펼치는 공연도 있다. 영화와 달리 공연은 명절 때 관객이 적은 편이다. 오히려 편하게 공연을 즐기기 좋은 때로 생각할 수도 있다.

○ 가족과 함께

TV드라마 같은 연극으로서 프라마(prama)의 전형을 보여주는 ‘친정엄마와 2박3일’(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과 ‘여보, 고마워’(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는 대중적 흡입력이 강하다.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시집간 모든 여자의 트라우마로서 친정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눈물의 사우나’로 씻어내 준다. 아내와 남편의 역할 전환을 통해 부부 인연의 소중함을 웃음과 눈물로 그린 ‘여보, 고마워’는 부부가 손잡고 함께 보기 좋은 연극이다.

1일 개막하는 뮤지컬 ‘엄마의 약속’(대학로 스타시티 극장2관)은 MBC 다큐멘터리 ‘사랑’을 통해 알려진 고 안소봉 씨 가족의 실화를 극화했다. 출산과 함께 말기 암 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엄마의 눈물겨운 모정을 그렸다. 뮤지컬 ‘당신도 울고 있나요’(대학로 예술마당 4관)는 배우 김선경의 카멜레온 같은 변신을 통해 여러 세대에 걸쳐진 사랑의 상처에 치유의 손길을 내민다.

○ 연인과 함께

이젠 클래식 반열에 오른 ‘오페라의 유령’(샤롯데씨어터)을 함께 감상하며 빛의 라울과 어둠의 팬텀 사이에서 갈등하는 크리스틴의 미묘한 심리를 논해보자. 엘비스 프레슬리의 느끼하면서도 야성적 매력을 흥겨운 춤과 노래로 극화한 뮤지컬 ‘올슉업’(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는 짜릿한 흥분을 나눌 수 있다. 군 입대를 앞둔 남자친구를 둔 연인이라면 군 생활을 코믹하게 그린 창작뮤지컬 ‘스페셜 레터’(대학로 SM아트홀)를 통해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 보낼 수 있다. 반항적인 10대 미혼모와 고지식한 중년 이혼남의 이색적 사랑을 그린 연극 ‘러빙유’(대학로 문화공간 이다2관)는 사랑이 힘겨운 연인들에게 희망의 목소리를 속삭인다.

○ 친구와 함께

1980, 90년대 중고교생 시절을 보낸 친구들과 함께라면 뮤지컬 ‘젊음의 행진’(코엑스 아티움)을 통해 행복한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다. 배금택 원작 만화 ‘영심이’의 캐릭터들과 1980, 90년대 히트가요 그리고 당시 10대의 문화코드를 배합해 2시간 반짜리 타임머신을 태운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은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친구들과 함께 보기 좋다. 반지성주의가 풍미하는 한국사회에서 지식이 출세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무지에 맞서기 위한 무기임을 일깨워준다.

여성의 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대학로 SM스타홀)는 동성친구 또는 격의 없는 이성친구와 함께 보기 좋다. 진지한 연극 팬이라면 게으름과 지저분함의 극치를 통해 물신주의에 무력해진 한국사회를 통렬히 풍자하는 ‘방바닥 긁는 남자’(대학로 게릴라극장)에 도전해보자.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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