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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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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1742년 런던 초연 당시 영국 국왕이 감격한 나머지 기립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힘찬 곡이다. 연말 송년공연의 대표 레퍼토리인 헨델의 ‘메시아’를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공연이 있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이 13일 오후 2시 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다 함께 부르는(Sing along) 메시아’. 이 공연에서는 성악가들의 독창 부분을 제외한 합창곡에서 지휘자가 객석을 향해 돌아선다. 1층 객석에 앉은 1200명의 관객이 함께 우렁찬 목소리로 대합창을 하는 장엄한 장면이 연출된다.
헨델의 ‘메시아’는 관현악과 아리아, 합창으로 예수의 생애를 그려낸 오라토리오. 이 합창단은 2005년부터 40명의 정규 합창단 외에 1층 객석을 아마추어 클래식 팬들에게 개방했다. 관객들은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자기가 부를 파트별로 좌석을 구입한 후 자리에 앉는다. 관객들은 마치 합창단원이 된 것처럼 정장과 드레스를 입고 음악당을 찾는다.
3년째 이 음악회를 찾을 예정인 홍대형(53·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 씨는 “11월만 되면 우리 집은 헨델의 메시아 CD를 늘 틀어 놓고 악보를 보며 연습한다”며 “나는 베이스, 아내는 알토 석에 따로 떨어져 앉아 있지만 국내 최고의 음악홀에서 헨델 메시아 전곡을 직접 부르는 경험은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치용 지휘자는 공연 도중 재치 있는 말솜씨로 곡 소개와 발성 연습, 화음 등을 지도한다. 관객 김광일(39·정신과 의사) 씨는 “소리가 안 맞을 때 지휘자가 끊고 지시를 하는데, 그대로 했을 때 정말 관객 1000여 명의 합창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싱얼롱 메시아’는 미국, 영국 등에서는 연말에 축제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이벤트다. 모테트합창단에 이 음악회를 처음 제안했던 바리톤 정록기 씨는 “캐나다 토론토 메세이홀에서 열렸던 ‘싱얼롱 메시아’ 공연에 솔리스트로 초청됐는데 2700여 좌석에 가득 찬 관객이 천둥 같은 합창소리를 들려줘 무대에 선 내가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테너, 알토, 베이스석 2만 원, 일반석 1만∼5만 원. 02-579-7294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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