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패션 혁명’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 하늘로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6월 3일 02시 55분



이제 천사들 패션이 달라진다

‘20세기 패션 아이콘’으로 불린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1일 오후(현지 시간) 파리에서 사망했다. 향년 72세.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사망 원인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그의 재단 ‘피에르 베르제 생 로랑’에서도 “그동안 지병을 앓고 있었다”고만 설명했다.

1936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태어난 그는 1953년 ‘크리스티앙 디오르’에 입사해 패션계에 입문했다.

1957년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사망한 후 21세에 회사의 수석디자이너로 발탁됐다. 1958년 첫 패션쇼를 가졌으며 트라페즈(사다리꼴 스커트) 패션으로 주목받았다. 1962년에 독립해 동성 파트너인 사업가 피에르 베르제와 지금의 ‘YSL’을 세웠다.

“여성을 해방시키려 최선을 다했다”던 이브 생 로랑은 여성용 정장 바지, 여성 제복 등을 만들었다. 또 미술이나 영화 등 다른 예술과 패션을 혼합시켰다. 화가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몬드리안 원피스’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는 파리 패션을 세계적으로 발전시킨 1인자로 꼽힌다. 1983년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패션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었고 1985년에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서 훈장을 받았다.

데뷔 44년째 되던 2002년 1월.

그는 은퇴를 선언하며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마지막 패션쇼를 가졌다. 하지만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었다.

올 초 YSL은 이브 생 로랑의 친필을 디자인으로 한 ‘Y-메일’ 가방을 선보였다.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파리 패션계를 이끈 혁신적인 디자이너이자 유행 제조기였다”고 평가했다.

“당신은 패션을 너무 믿어서도 안 된다. 패션은 사람의 넋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유머를 갖고 패션을 봐야 한다. 그래야 자유를 간직할 수 있다…”는 말을 남긴 그는 자유를 찾으러 훨훨 날아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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