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두 동생에게 무슨 일이…

  • 입력 2008년 5월 26일 03시 00분


▽KBS2 ‘5부작 인간극장-누상동에 별 떴다’(오후 8시 20분)=서울 종로구 누상동에는 꾸러기 삼형제가 산다. ‘혼자서 할 수 있다’며 흰 지팡이를 들고 어디든 가고 싶다는 고집쟁이 민태(10),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만 듣고 어느 제품인지 척척 구분해내는 세탁기 박사 승태(7) 그리고 시각장애인 두 동생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잔소리꾼이 된 규태(14)가 주인공이다.

엄마 경숙(39) 씨가 둘째 민태의 눈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안 건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난 후였다. 경숙 씨는 민태가 엄마와 눈을 마주치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선 민태가 시력이 전혀 없는 전맹이어서 혼자 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부부가 3년 후 막내 승태를 가졌을 때 부모와 친지들의 반대에 부닥쳐야 했다. 또 시각장애 아이를 낳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부는 아이를 택했고 막내 승태 역시 전맹이었다.

민태와 승태에게 큰형 규태는 부모와도 같은 존재다. 규태는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동생들을 따라나서기 귀찮아 아이들의 신발을 숨기기도 했다. 하지만 큰 신발이라도 신고 나가는 동생들 때문에 규태는 이제 밖에 나와 동생과 함께 한다. 규태는 책을 읽으면서도 동생들에게 차 조심 시키고 방향을 일러주는 데 한치의 빈틈도 없다. 규태는 동생을 돌봐주는 일이 매일매일 기쁘다며 끝까지 동생을 돌봐주겠다고 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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