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밤마다 무대가 바뀐다…13∼18일 초유의 ‘핑퐁공연’

  • 입력 2008년 5월 8일 03시 00분


피에르 루이지 피치 씨가 총감독을 맡은 오페라 ‘아이다’(왼쪽)와 ‘투란도트’.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매일 밤 무대를 바꾸며 릴레이 공연을 한다. 사진 제공 한국오페라단
피에르 루이지 피치 씨가 총감독을 맡은 오페라 ‘아이다’(왼쪽)와 ‘투란도트’.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매일 밤 무대를 바꾸며 릴레이 공연을 한다. 사진 제공 한국오페라단
‘아이다’에서 ‘투란도트’로, ‘투란도트’에서 다시 ‘아이다’로. 매일 밤 무대를 바꾸는 초유의 실험.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13일부터 18일까지 대작 오페라 ‘아이다’와 ‘투란도트’가 매일 번갈아 공연된다.

이 작품은 1921년부터 이탈리아 마체라타에서 매년 여름에 열리는 마체라타 페스티벌의 예술총감독을 맡고 있는 피에르 루이지 피치 씨의 작품. 피치 씨는 2006년 이 페스티벌에서 베르디의 ‘아이다’, 푸치니의 ‘투란도트’, 모차르트 ‘마술피리’를 연속 공연한 바 있다. 가로 100m에 이르는 대형 계단형 무대는 동일하지만 무대 위에 피라미드 또는 궁궐 모양의 소품들을 바꿔 가면서 다른 작품을 공연하는 식이었다.

한국오페라단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엔 ‘아이다’와 ‘투란도트’ 두 작품의 무대와 의상이 이탈리아에서 그대로 공수됐다. 다만 계단형 무대는 너무 길어 세종문화회관에 맞게 다시 제작했다. 매일 공연이 끝나면 다음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새로운 무대로 전환이 이뤄진다.

피치 씨는 “이탈리아 마체라타 페스티벌에서도 이렇게 매일 번갈아 공연하지 않았으며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 시도되는 일”이라며 “한 무대에서 어떻게 두 작품이 새로 탄생할 수 있는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외 오페라무대의 세트를 극장 안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관객들은 훨씬 화려하고 웅장한 스케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란도트’와 ‘아이다’는 한 남자(칼라프, 라다메스)를 두고 두 여자(투란도트와 류, 암네리스와 아이다)가 대결을 펼치는 삼각구도의 사랑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흰색의 단순하고 미니멀한 무대 장치이지만 횃불과 색등, 조각상, 반라 여인들의 춤, 다채로운 조명은 때로는 이집트로, 때로는 동양의 고대 중국으로 무대를 변화시킨다. ‘투란도트’는 피치 씨가 직접 연출을 맡고, ‘아이다’는 그에게 큰 영향을 받은 마시모 가스파론 씨가 연출을 맡았다.

투란도트 공주 역을 맡은 올라 주라벨과 아이다 역의 라파엘라 안젤레티 등 탁월한 성량과 뛰어난 미모를 갖춘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오페라 마니아들에게는 또 한 가지 볼거리가 있다. 피치 씨가 연출한 마스네의 오페라 ‘타이스’ DVD에서 ‘명상곡’이 흘러나올 때 전라로 춤을 추었던 발레리나 레티치아 쥘리아니도 함께 내한한다. 2만∼31만 원. 02-587-195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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