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출 것 없다” 당당한 할리우드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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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터미네이터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 씨는 유명 영화배우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주지사 터미네이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 씨는 유명 영화배우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국에선 영화배우와 가수 등 대중스타들이 공개적으로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을 지지 또는 비판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폴리테이너(politainer)’라는 명칭을 굳이 붙이지 않을 정도로 유명인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지난해 9월 한 방송에 나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해 “호감 가는 남자(favorite guy)”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오바마 의원은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겨루고 있다.

영화배우 숀 펜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 3월엔 “우리가 이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고 감옥에 처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자”고 선동했다. 지난해 토론토 영화제에 참석해서는 부시 대통령에게 “악마이자 벙어리 같은 존재”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2002년 10월엔 워싱턴포스트에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5만6000달러짜리 광고를 냈다.

배우 수전 서랜던과 가수 마돈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도 미국이 2003년 3월 이라크를 공격하자 공화당과 부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연예인 출신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성공한 사례들도 있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프레드 톰프슨 전 상원의원은 연방검사, 로비스트를 거쳐 1980년대 이후 영화와 TV 드라마에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연했다. 1994년 테네시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그는 1996년 재선에 성공했다.

톰프슨 전 의원의 역할 모델 격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영화배우 출신이다. 그는 공화당 대선후보 찬조 연설가로 이름을 높인 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했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도 레이건 전 대통령과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2차례 연속 당선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공화당의 차기 지도자로 거명될 정도로 정치적 거물로 대접받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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