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오페라 세계무대에 우뚝 서다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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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초연되는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작곡한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 씨. 사진 제공 서울시향
독일에서 초연되는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작곡한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 씨. 사진 제공 서울시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동화처럼 보이지만 현대의 물리학, 철학, 심리학적인 깊이가 담긴 작품이에요. 제가 배운 현대적인 작곡기법의 모든 것을 이 오페라에 담았습니다.”

독일 뮌헨 바이에른 주립 오페라 극장에서 고(故)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 이후 35년 만에 한국 작곡가의 작품이 세계 초연된다. 재독 작곡가 진은숙(46·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씨가 작곡한 첫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은 6월 30일 바이에른 주립극장 오페라 페스티벌의 오프닝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오페라는 작가 루이스 캐럴(1832∼1898)의 유명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바이에른 주립 오페라 극장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리는 유서 깊은 극장으로 진 씨의 오페라는 이곳에서 올해 모두 7차례 공연된다. 내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곡 도중 영화 ‘매트릭스’를 봤는데 마치 감전된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주인공이 매트릭스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면이 제가 꿈에서 보았던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는 것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에요.”

미학자 진중권 씨의 누나인 진씨는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형이상학적이고 복잡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누구나 듣고 즐길 수 있도록 뮤지컬처럼 유머러스하고 경쾌하게 풀어 냈다”며 “절대 난해한 현대음악이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초연 무대에는 여왕 역에 세계적인 바그너 가수로 유명한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 공작부인 역에 메조소프라노 제인 헨셀, 앨리스 역에 소프라노 샐리 매튜가 출연하는 등 주요 배역 8명에 세계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참여했다.

한편 진 씨는 22일(서울 예술의 전당)과 25일(세종체임버홀) ‘2007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콘서트를 연다. 진 씨의 스승이었던 현대음악가 죄르지 리게티(1923∼2006)를 추모하는 공연이다. 02-3700-63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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