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문근영의 아름다운 기부

  • 입력 2007년 1월 26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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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근영 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배우 문근영 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기부천사'로 불리는 영화배우 문근영(20)이 시골 공부방을 살렸다.

지난해 10월 21일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종리 '땅끝공부방'에 40대 여성이 피자를 한아름 들고 찾아왔다.

그는 공부방을 운영하는 배요섭(51·땅끝 아름다운교회 전도사) 씨에게 "공부방이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으니 적당한 땅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배 씨는 "이름이라도 알려줘야 감사를 표시할 것 아니냐"고 했으나 그는 "두 달 후에 다시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성탄절을 사흘 앞두고 공부방을 다시 찾은 그는 "공부방 인근 500여 평(시가 7500만 원)을 매입했으니 그 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좋겠다"며 매매계약서를 내밀었다.

배 씨 부부는 계약서에서 '문근영'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이 여성은 문근영의 어머니 류선영(46·광주사직도서관 관리장) 씨였다.

2002년 문을 연 이 공부방은 결손가정 어린이 등 40여 명이 방과 후 공부를 하고 10여 명은 숙식까지 해결하며 지냈으나 최근 집 주인이 건물을 팔기로 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었다.

문근영의 아름다운 기부로 이 공부방은 다음달 공사에 들어가 도서관, 컴퓨터실, 목욕탕, 식당을 갖춘 '지역아동센터'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

다음달 착공식을 갖는 이 센터는 50여 평 규모로 2억 원에 이르는 건축비와 집기 구입비 역시 문근영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류 씨는 또 아이들의 통학용으로 사용되는 배 씨의 1t 화물트럭이 낡은 사실을 알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주지회에 2500만 원을 지정 기탁해 12인승 승합차로 바꿔줬다.

류 씨는 배 씨에게 "근영이가 이 곳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올바르게 자랐으면 한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배 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나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준 근영 양 가족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고 고마워했다.

현재 휴가 중인 류 씨는 딸 근영 양과 함께 호주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출신으로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문근영은 최근 소아암, 백혈병 치료에 써달라며 5500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등 지금껏 연예활동을 해오며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사회단체에 기탁해 왔다.

해남=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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