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세종대왕의 은총받은 백성”

  • 입력 2006년 10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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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60돌 한글날 기념식에서 보관문화훈장을 받은 데이비드 매캔(62·사진)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장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에서 언급한 ‘백성들’ 중 한 사람으로서, 한글로 지은 작품을 읽고 미국인에게 알린 작은 공로를 인정해 준 것이라고 여기겠다”고 말했다.

매캔 교수는 미국 애머스트대 졸업 후 1966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경북 안동농고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치던 중 그는 김소월의 시집을 읽고 한국문학에 빠져 들었다.

“안동농고 교사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노래를 부르는 대신 김소월의 시 ‘귀뚜라미’를 낭송하곤 했습니다. 소월의 시를 삐뚤삐뚤 써 보이면 다들 박수를 쳤습니다.”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76년부터 코넬대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쳤고 1997년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까지 그는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을 비롯해 서정주 한용운 신경림 김지하의 시집 등 23권을 영역해 미국에 소개했다.

“미당 서정주의 시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떤 시를 너무 좋아하다 보면 아름다운 시어를 잘못 옮기지 않았나 하는 두려움에 번역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신경림 김지하 씨 등이 미당의 시를 비판하는 등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을 보고 번역할 때 두려움을 덜게 됐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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