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작가 ‘일편綠심’… 장이규 개인전 27일까지

  • 입력 2006년 9월 1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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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규의 2006년 작품. 사진 제공 노화랑
장이규의 2006년 작품. 사진 제공 노화랑
장이규(52) 씨의 전시장에 가면 ‘요즘도 이런 화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유화는 마치 고전주의 풍경화의 전형을 보여 주는 듯 하다. ‘대중적인 설치’로 시끌벅적한 요즘 화단에서 외골수인 듯하다.

작가는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녹색 연구’라는 과제에 천착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초록의 화가로 불린다. 20여년간 초록의 다양한 변화를 평면에 담아 왔다. 그것도 정확한 관찰과 데생을 바탕으로 하고 색칠도 다른 재료는 쓰지 않고 브러시와 물감으로만 한다. 자연주의 작가들이 애용하는 석채 등을 사용해봤지만 물감의 표정을 내지 못해 포기했다.

27일까지 서울 노화랑(02-732-3558)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여름 풍경을 배경으로 한 소나무 그림이 많다. 작가는 “소나무의 다양한 색깔이나 무게를 통해 녹색의 변화를 표현했다”며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소나무가 자꾸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나무 작가’보다 ‘초록의 작가’로 불리는 게 더 좋다고 한다. 전시작에는 별도의 제목이 없다. 작품마다 산이나 들의 풍경을 중후하고 진한 색채감으로 표현했다.

그의 그림에는 움직임이 있다. 전면의 나무에 포커스를 맞추고 배경은 멀게 그리는 ‘줌렌즈 기법’을 사용해 멀고 가까운 두 풍경을 한 화면에서 대조시킨 덕분이다. 작가도 “풍경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구도의 변화를 도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사는 그는 고등학교 교사 생활을 10여 년 한 뒤 1990년부터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허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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