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베르나르 올리비에 여행

  • 입력 2006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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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올리비에 여행/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프랑수아 데르모 그림/고정아 옮김·229쪽·9800원·효형출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4년간 홀로 실크로드를 걸은 뒤 사진 한 장 없이 글만으로 현장을 전달한 책 ‘나는 걷는다’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행’은 2년 뒤인 2004년 다시 한번 실크로드를 여행한 기록이다. 이번에는 화가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길을 떠났다.

활자만으로 자신이 본 것을 전달하겠다는 결심은 거두었지만, 카메라 대신 그린 이의 관점과 감상이 스민 수채화를 선택했으니 저자의 아날로그 감성은 여전한 셈이다. 실제로 부드러운 수채화는 사진보다 훨씬 오래 시선을 붙잡는다.

아나톨리아의 험준한 산, 사마르칸트의 둥근 지붕, 파미르 고원의 눈 덮인 산등성이…. 같은 길을 갔지만 작가의 기록은 달라졌다. 전작에선 홀로 다니느라 사유가 많고 아시아 곳곳에 대한 역사가 주로 정리된 반면, 이 책에는 한결 편안해진 발걸음 덕인지, 여행 도중 만난 사람들의 얘기가 많이 나온다. 터키의 베흐체트, 이란의 메흐디, 중국의 류 씨…. 자세한 실크로드 안내서는 아니지만 한숨 쉬고 기뻐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얘기로 ‘여행’은 한결 따뜻해졌다. 원제 ‘Carnets D'une Longue Marche’(2005년)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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