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나는 왜 그리고 어떻게 철학을 해왔나

  • 입력 2006년 7월 2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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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리고 어떻게 철학을 해왔나/박이문 지음/508쪽·2만3000원·삼인

사르트르를 꿈꾸던 문학청년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믿었던 ‘철학적 탐구’에 바친 40여 년의 세월을 마무리한 책이다. 불문학에서 철학으로 전공을 바꾼 뒤 이역만리에서 동서 철학의 수많은 고전을 섭렵한 그는 어렵고 딱딱한 철학을 쉽고 부드러운 교양으로 환치시키는 작업을 펼쳐 왔다. 딱딱한 뽕잎을 갉아먹은 뒤 고운 비단실로 토해 내는 누에처럼. 이 책은 그 누에가 누에나방이 돼 자유롭게 날아오르기 전의 비행연습과 같다. 저자는 ‘세계관의 철학’과 ‘개념적 분석으로서의 철학’으로 철학을 양분하면서 양자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철학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둥지의 철학’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한다. 그것은 철학과 문학의 행복한 해후라는, 젊은 날의 꿈을 이론화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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