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뉴질랜드 새로운 유혹 ‘와인 투어’

  • 입력 2006년 2월 24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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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동부 해안에 자리잡은 ‘호크스베이 와인 컨트리’의 포도밭. 1851년 가톨릭 수도원에서 생산한 와인을 필두로 뉴질랜드와인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사진 제공 뉴질랜드 관광청
뉴질랜드 동부 해안에 자리잡은 ‘호크스베이 와인 컨트리’의 포도밭. 1851년 가톨릭 수도원에서 생산한 와인을 필두로 뉴질랜드와인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사진 제공 뉴질랜드 관광청
《‘100% PURE’(100% 순수).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뉴질랜드가 내건 슬로건이다.

그런데 요즘 그 브랜드가 다양해지고 있다.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 ‘반지의 제왕’과 소비뇽 블랑 품종의 화이트 와인 덕분이다.

특히 와인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세계적으로 인기다.

뉴질랜드 관광의 새로운 테마로 떠오른 와인을 찾아 1851년 첫 와인 생산지, 북섬의 호크스베이로 떠난다.》

오클랜드를 출발한 21석의 소형 프로펠러 여객기가 출발한 지 한 시간 만에 호크스베이의 중심타운 네이피어에 도착했다. 첫인상이 깔끔하고 아담했다. 바다가 코앞이어서 은퇴 후 와인과 함께 여유를 즐기기에 그만일 것 같다.

타운의 중심은 바다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야트막한 건물이 줄지어 있고 3층 이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주민도 5만3000여 명이라고 하지만 넓게 흩어져 살기 때문에 한가롭기만 하다. 그 대신 관광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바다를 낀 마을의 주 도로는 ‘머린 퍼레이드’라는 해안도로다. 바다가 지척이어서 차창만 열면 파도소리와 바다 냄새가 밀려 온다. 바닷가는 팜트리(야자수)로 장식돼 있다. 뉴질랜드에서 팜트리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끝을 간질이는 부드러운 해풍, 스페인풍의 화사한 건축물, 밝은 색감의 활기찬 중심가가 팜트리와 어우러져 지중해 바닷가를 떠오르게 한다. 이곳이 뉴질랜드 와인의 고향이 된 것은 이런 기후 덕분이다.

‘호크스베이 와인 컨트리’라 불리는 이곳은 뉴질랜드 최초의 와이너리를 비롯해 30여 곳의 와이너리가 산재해 있다. 이들은 서로 가까운 곳에 있어 투어를 하기에도 좋다. 자전거를 빌려 하루 5∼7곳의 와이너리를 도는 바이크 와인 투어도 있다.

뉴질랜드 와인의 효시가 된 ‘미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를 찾았다. 가톨릭 수도원이었던 곳이다. 1839년 유럽에서 처음 이곳에 온 가톨릭 신부들이 미사용 포도주를 얻기 위해 가꾼 와이너리로 수도원이 옮겨간 뒤 그 건물은 지금 매장과 레스토랑으로 이용되고 있다.

와이너리 투어는 포도밭을 걷고 셀러(저장고)를 둘러 본 뒤 맛을 보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와이너리에서는 이벤트가 많다. 수확철인 2월의 ‘하비스트 호크스베이’에서는 와이너리의 넓은 잔디밭에서 재즈콘서트도 여러 차례 열린다.

네이피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1931년 2월 3일 오전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에 타운이 폐허가 됐다. 앞바다의 석호 바닥이 2m나 융기해 육지가 됐을 정도다.

그러나 지진 이후 타운을 재건립하면서 당시 유행하던 ‘아르데코(Art Deco)’ 스타일의 건축물들을 지은 덕분에 네이피어는 아르데코 건축물의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아르데코는 자동차나 고층건물 등 현대화에 대한 부푼 기대가 반영된 장식스타일로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대표적이다. 네이피어에는 매일 아르데코 가이드투어도 있다.

키드내퍼스 곶(바다로 돌출한 지형)의 절벽 끝에 있는 뱁새 서식지 투어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개닛콜로니(Gannet Colony)’라고 불리는 이곳에서는 날개 폭이 2m가 되는 하얀 바닷새 수천마리가 새끼를 키운다. 사륜구동 차량이 절벽 끝의 둥지 앞까지 데려다 준다.

○여행정보

▽홈페이지 △호크스베이 와인컨트리 www.hawkesbaynz.com △네이피어 www.isitehawkesbaynz.com △헤이스팅스 www.hastings.co.nz △아르데코 트러스트 www.artdeconapier.com △와이너리 www.hawkesbaywinemakers.co.nz △와이너리 투어 www.classicwinetrail.co.nz

호크스베이=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버틀러 서비스 !… 식사부터 의상까지 시중▼

‘버틀러(butler)’를 아십니까. 영화 ‘배트맨’에서 주인공의 시중을 드는 ‘집사’가 버틀러다. 식사부터 의상까지 주인의 일상사와 청소 등 살림도 챙긴다. 네이피어의 ‘맥하디 하우스’는 최고급 버틀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펜션 스타일의 부티크 호텔이다.

차가 도착하자 잰과 데이비드 레이안(54) 씨 부부가 반갑게 맞이하며 가방을 옮겨준다. 이 부부는 런던의 버틀러스쿨을 졸업했으며 그동안 ‘모신’ 주인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영국 록스타 로드 스튜어트를 비롯해 휴고보스(독일 의류업체) 캐터필라(중장비업체)의 회장 등. 레이안 씨 부부는 이들이 소유한 런던이나 베벌리힐스의 저택에서 일한 적이 있다. 데이비드 씨의 원래 직업은 프랑스요리 셰프(주방장)로 세계 곳곳에서 일했다.

맥하디 하우스는 네이피어 중심가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주택가 언덕마루에 있다. 태평양과 카이마나와 산맥이 어울리는 호크스베이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곳이다. 1890년 지은 영국식 별장으로 최근 고급스럽게 단장됐다. 객실은 다섯 개. 방마다 색깔과 벽지, 장식과 가구가 다르다.

이 호텔에서는 디너를 앞두고 라이브러리(책을 읽으며 차를 마시는 휴게 공간)에서 한담 중인 손님에게 오르되브르(가벼운 음식)와 샴페인을 낸다. 이어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겨 5가지 코스의 정찬을 제공한다. 모든 요리는 데이비드 씨가 즉석에서 만들어 서브한다. 코스마다 다른 뉴질랜드의 최고급 와인이 나온다.

아이스와인을 곁들인 디저트 후에는 빌리어드 룸으로 안내한다. 길이 10m의 당구대가 50인치 벽걸이TV, 컴퓨터와 함께 놓여 있다. 손님이 당구를 치고 TV를 보며 쉴 때도 버틀러는 쉬지 않는다. 브랜디와 와인을 가져와 함께 마시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한다. 바다 풍경을 보며 식당에서 직접 구운 빵을 먹는 아침 식사도 인상적이다. 세계 부호들이 받는 최고급 버틀러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니 기억해둘 만하다.

○여행정보

△홈페이지 www.mchardyhouse.com △e메일 stay@mchardyhou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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