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신춘문예]영화평론부문 심사평

  • 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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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를 하고 있는 영화평론가 전찬일(왼쪽) 김영진 씨.
심사를 하고 있는 영화평론가 전찬일(왼쪽) 김영진 씨.
우선 가작에 그쳐야 했던 2005년과는 달리 2006년은 당선작을 낼 수 있어 반갑다. 응모작은 작년에 비해 13편이 줄어든 28편에 불과했으나, 응모작들의 전반적 수준은 외려 다소 향상되었기에 가능했다. 그 점은 단평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만족할 만한 단평이 부재했다면, 올해는 인상적인 몇 편이 눈길을 끌었다. 제법 강렬하게.

‘비주얼과 사운드가 불러일으키는 매혹, 서사의 간극을 채우다’라는 요지의, 이환미의 영화 ‘형사’ 단평도 그중 하나였다. 김영진은 ‘지나치게 무난하지 않느냐’며 왕자웨이 감독의 ‘2046’을 ‘크리스마스 이브에 따뜻한 뭔가를 바라는 이들에 관한 필름’으로 규정한 함돈균의 ‘주목할 만한’ 단평을 적극 밀었으나, 영화 매체의 속성에 대한 고려나 글쓰기의 완성도 등에서 이환미가 한 수 위라고 판단해 당선작으로 최종 결정했다. 그 단평은 마치 영화 ‘형사’를 문자로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시청각적 묘사가 출중하다.

짐작했겠지만, 심사위원들은 심사의 무게중심을 단평 쪽에 두었다. 변별력에서도 그렇지만, 향후 평론가로서의 활동에 대중적·저널(리즘)적 글쓰기를 지향해야 할 단평이 긴 호흡의 본격비평보다 더 중요하리라는 판단에서였다. 본격비평 쪽에 방점을 찍었다면 또 다른 선택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친절한 금자씨’와 ‘오로라 공주’를 내세워, “한동안 한국영화의 장에서 사라진 그 비천한 여자들이 ‘여성 복수극’을 통해 귀환하고 있다”고 주장한 이 씨의 본격비평이 단평의 경지엔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비해 텍스트나 주제 선택에서 한층 더 다양하고 풍요로워진 응모자들에게 감사하면서 심사평을 마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 김영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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