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천재시인 竹窓강주의 詩세계…문집‘죽창선생집’발간

  • 입력 2005년 12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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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소북파(小北派) 문인들이 결성한 뒤 400여 년을 이어져온 한시모임 동일회(同一會)를 결성한 죽창 강주(竹窓 姜주·1566∼1650)의 문집인 ‘죽창선생집’(竹窓先生集·태학사·사진)이 발간됐다.

죽창은 지난해 소북문집 총서 첫 권으로 출간된 ‘후추집’의 필자 후추 김신국(後추 金藎國)과 함께 동일회를 결성한 중심인물. 후추가 문장에 능했다면 죽창은 시에 능했다.

원래 두보의 시풍을 추종한 소북문인 중에서 두보의 시를 가장 잘 소화해냈다는 평을 듣는 죽창은 그 대표작 중 하나가 열 살 때 지은 오언절구 ‘제길상사(題吉祥寺)’로 꼽힐 만큼 천재형의 시인이었다.

‘보슬비 내리는 푸른 산 저물녘/복사꽃 비단처럼 고운 절기로다/숲 너머 들려오는 한 곡조 젓대소리/붉은 노을 탄 신선은 어디메뇨?’

소북파는 인조반정 이후 대북파가 몰락하면서 서인과 남인에 흡수돼 맥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죽창의 직계후손인 강백년(姜栢年)-강현(姜현)-강세황(姜世晃)의 3대가 연달아 기로소(耆老所·70세 이상 장수한 정2품 이상 고관들로 구성된 왕의 자문기관)에 들어갈 만큼 명문의 반열에 올랐다.

그만큼 벼슬에 나아가되 정치권력의 핵심과 거리를 둔다는 원칙 아래 소북파의 명맥이 면면히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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