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근대성에 맞서 자유 추구…‘전복적 스피노자’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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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적 스피노자/안토니오 네그리 지음·이기웅 옮김/264쪽·1만4900원·그린비

탈근대를 주창하는 철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철학자로 니체 다음으로 주목받는 철학자가 스피노자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기독교적 유일신의 세계관에 맞서 만물에 신성이 깃들어 있다고 주장한 범신론의 철학자로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개인주의와 중앙집권으로 요약되는 근대성에 맞서 자유로우면서도 독립적인 다중(multitude)의 개념을 제창했다.

스피노자는 또 세계의 배후에 어떤 심층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서구철학의 전통에 반기를 들고 세계에는 오직 표면만 존재하지만 그 표면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로 충만해 있다는 세계관을 견지했다. 이는 ‘제국’과 ‘다중’의 개념을 통해 탈자본주의의 이론을 새롭게 구축해 온 이탈리아 자율주의 운동의 이론가 안토니오 네그리의 사상적 수원지다.

네그리가 집필한 이 책은 제도적 권능에 맞서 야성적 힘을 찬미하고 반복에 맞서 차이를 강조한 스피노자의 철학이 어떻게 반근대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정치이론으로 재탄생하는지를 보여 준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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