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저우언라이 평전’

  • 입력 2005년 7월 9일 0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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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언라이 평전/리핑 지음·허유영 옮김/639쪽·2만5000원·한얼미디어

1946년 1월,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은 옌안에서 비행기를 타고 충칭으로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기장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날개에 결빙이 생겨 위급한 상황입니다. 모두 낙하산을 매십시오.”

잠시 후 어린 소녀 한 명이 울음을 터뜨렸다. 좌석에 낙하산이 없었던 것. 저우언라이는 주저 없이 자신의 낙하산을 벗어 소녀에게 건네주었다. 이를 지켜본 승객들은 뒤에 “그의 겸허한 행동거지를 겉보기로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그때의 일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에게서 ‘인민을 사랑하고 인민이 사랑한 총리’로 기억되고 있는 저우언라이의 평전. 중국 공산당 엘리트 그룹의 선두주자였던 그가 마오쩌둥(毛澤東)에게 혁명의 주체인 농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서슴없이 1인자 자리를 양보했다는 사실도 소개된다. 저자는 중국 공산당 중앙문헌연구실 실무위원 겸 저우언라이 연구팀장. 다소 관변의 냄새가 풍기는 대목이 없지 않지만, 저우언라이의 따뜻한 면모를 책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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