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맥넘고 도시지나 자전거로 1만km 도전

  • 입력 2005년 5월 9일 16시 01분


코멘트
'유럽일주에 앞서 지난 4월말 강원도 전지훈련장에서 기념촬영한 대학생들' 왼쪽부터 이동원, 김대남, 정원제
'유럽일주에 앞서 지난 4월말 강원도 전지훈련장에서 기념촬영한 대학생들' 왼쪽부터 이동원, 김대남, 정원제
“우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확실히 배우고 오겠습니다.”

대학생 3명이 자전거를 타고 ‘105일간의 유럽일주’에 나선다.

유럽 10개국 일주에 도전하는 주인공은 김대남(숭실대3)·이동원(한양대3)·정원제(경기대3)군.

어릴 적부터 친구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말 군대를 제대한 뒤 “젊은 나이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머리를 맞댔다.

김대남 군은 “궁리 끝에 막연하게 ‘더 늦기 전에 큰 세계를 보러 유럽으로 가자. 가서 유럽을 배우고 우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도 알아보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처음에는 기차를 타고 배낭여행을 갈까도 생각했지만 결국 어려운 길을 택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 대학생들의 유럽배낭여행은 많았지만, 자전거 유럽일주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목표를 정한 뒤 현지정보 수집과 준비물 챙기기, 강원도 전지훈련 등으로 바쁜 5개월을 보냈다.

이들은 또 유럽일주를 더욱 뜻 깊게 만들기 위해 유럽의 젊은이들에게 ‘우리 땅 독도’를 홍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독도를 소개하는 홍보물 ‘독도이야기’를 만들었다.

‘독도이야기’는 독도의 사진과 함께 역사적 배경 및 현재 상황 등을 담아 10개국 언어로 번역했다. 캠핑장과 주요 관광지에서 만날 각국의 젊은이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이동거리는 모두 1만km. 하루 평균 100km를 움직인다.

11일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모나코, 스페인을 경유한 뒤 8월22일 다시 파리로 돌아온다.

중간에 알프스, 피레네, 아펜니노, 에르츠 산맥 등 유럽의 지붕들을 차례로 넘는다. 험난한 여정이다.

이들은 원칙을 하나 세웠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자전거 안장에서 내리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차량이나 기차를 타지 않고 두발로 유럽을 정복하겠다는 뜻이다. 젊은이들의 기상이 절로 배어난다.

이동원 군은 “힘들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한국과 독도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우리 스스로도 한계를 뛰어넘는다면 내 자신이 평생토록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정원재 군도 “며칠 전에 유럽의 지형보다 험하다는 강원도 횡성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며 “힘이 들었지만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1인당 600만원에 달하는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친구와 선배, 교수들로부터 후원금도 받았다.

동아닷컴(www.donga.com)과 KTF는 노트북과 텐트, 디지털카메라 등 물품을 후원했다.

동아닷컴은 이들이 보내오는 현지 소식과 사진,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독도이야기' 전문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다음은 대학생들의 출사표

●정원제= 막연한 기대와 모험을 갖고 준비한 자전거 유럽여행이 오랜 준비와 노력 끝에 시작됐습니다.

혼자가 아닌 셋이기에 더 많은 모험과 신비를 체험하고 돌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유럽의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로 알리고 올수 있다는 자부심에 가슴이 벅찹니다.

하나의 역경과 또 하나의 시련도 여행의 교훈이라 생각하고 맞서 싸워 이겨 나갈 것입니다.

저희의 여행에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시길 바랍니다.

MTB의 유럽자전거여행 화이팅~!!!

●이동원=특별하고 싶지는 않지만, 평범한 것은 더욱 싫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보낼 유럽에서의 105일이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스스로를 이겨나가는 제 모습을 발견하기 원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세 청년이 나아갈 모험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김대남=여행을 준비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105일간 자전거를 타며 경험하게 될 수많은 일들이 저를 더욱 흥분시키고 긴장되게 합니다.

여행을 하며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나라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며 더불어 지금껏 감추려했던 나의 솔직한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스스로의 도전에 멋지게 성공하는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