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183>月(달 월)

  • 입력 2005년 4월 3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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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은 태양(日·일)과 쉽게 구분하고자 보름달이 아닌 반달을 그렸다. 月도 日과 같이 중간에 들어간 점이 특징적이다. 이를 달 표면의 음영이라고도 하나 중국 신화에서 달에 산다고 하는 蟾b(섬여·두꺼비)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옥편의 月부수에는 月 이외에도 舟(배 주)나 肉(‘·고기 육) 등 모양이 비슷해 잘못 변한 글자들이 함께 들어 있다.

예컨대 有(있을 유)는 손(又·우)으로 고기(肉)를 잡은 모습에서 ‘所有(소유)’를, 服(옷 복)은 배(舟) 앞에 손으로 사람을 꿇어앉히는 모습에서 ‘屈服(굴복)’의 의미를 그렸다. 또 朋(벗 붕)은 한 번에 3000 리를 난다는 붕새(鵬·붕)를 그렸는데, 붕새가 고상한 새이고 떼 지어 다닌다고 해서 ‘친구’의 뜻이 생겼다.

하지만 望(바랄 망), 朔(초하루 삭), 朗(밝을 랑) 등은 모두 달과 관련된 글자다. 望은 사람이 뒤꿈치를 들고 보름달(月)을 바라보는 모습이었고, 이후 소리부인 亡(없을 망)이 더해져 지금처럼 되었다. 그러자 존재하지 않는(亡) 것을 달(月)을 보며 기원하는 모습이 더욱 구체화되었다. 朔은 ,(逆·거스를 역)과 月로 이루어져, 차고 이지러지는 달의 주기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감을 뜻하여, ‘초하루’와 시작, 새벽, 북쪽 등의 의미가 나왔다.

朗을 구성하는 良(좋을 양)은 풀이가 다양하다. 하지만 갑골문에서 원형이나 네모꼴로 된 (동굴)집과 그 아래위로 길이 난 모습이어서, 집으로 통하는 길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집으로 가는 길은 흡족함의 상징이기에 良에 ‘좋다’는 뜻이 생겼고, 원래 뜻은 阜(언덕 부)가 더해져 郞(사나이 랑)이 되었다. 하지만 郞도 궁정의 회랑(郞)에서 일을 보는 최측근을 郞中(낭중)이라 했던 것처럼 ‘훌륭하고 뛰어난’ 신하를 뜻하게 되자, 다시 엄(집 엄)을 더한 廊(복도 랑)으로 발전했다. 그래서 朗은 집으로 가는 길(良)을 비추어 주는 달빛(月)이다. 밤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달빛이 얼마나 밝고 유용한 길잡이가 되는지 쉽게 이해할 것이다. 이 때문에 ‘밝다’는 뜻이 나왔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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