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130>환율(換率)

  • 입력 2004년 11월 18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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換은 의미부인 手(손 수)와 소리부인 奐으로 이루어졌으며, 어떤 것을 가져와 바꾸다가 원래 뜻이다. 手는 다섯 손가락이 그려진 손을 형상화한 글자이고, 奐은 소전체(왼쪽 그림)에서 두 손(공)과 동굴 집(穴)과 사람(人·인)으로 구성되었는데 ‘설문해자’에서는 사람(人)이 높은 동굴 집(穴) 위에 서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奐은 인간이 살던 집의 가장 원시적 형태인 동굴에 두 손의 형상을 더함으로써, 어떤 것을 집으로 가져와 바꾸다라는 의미를 그렸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바꾸다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집의 형상과 그 집에 서있는 사람의 모습과 관련시킬 때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을 자신의 소유로 바꾼다는 의미로 보인다. 또 영어의 ‘입장(Stand-point)’이라는 단어가 서있는 상태의 은유에서 나온 글자이듯, 자신의 입장에 맞도록 어떤 것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變換(변환)이라고 하면 그것은 자의적 바꾸기가 아니라 어떤 원칙에 입각에서 자신의 입장에 맞도록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換率은 돈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것 역시 자국 화폐의 사용용도에 맞도록 돈의 가치를 비율에 맞게 변화시킴을 뜻한다.

率은 여러 뜻과 독음을 가지는 글자여서 시험에도 자주 나오는 글자이다. 率은 금문(왼쪽 그림)에서 실타래 모양의 중간 부분과 양쪽으로 점이 여럿 찍힌 모습이다. 중간의 실타래는 동아줄을 말하고 양쪽의 점은 동아줄에서 삐져나온 까끄라기를 상징한다. 동아줄은 비단실이 아닌 삼베나 새끼줄로 만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단실과는 달리 양쪽으로 삐져나온 까끄라기가 그려졌다.

率의 원래 뜻은 ‘동아줄’이다. 동아줄은 배를 묶거나 어떤 거대한 물체를 끄는데 사용된다. 그래서 率에는 率先(솔선)에서처럼 이끌다는 뜻이, 또 이끄는 것에 따라가다는 뜻이 생겼다. 이때에는 輕率(경솔)에서처럼 ‘솔’로 읽힌다.

한편 동아줄의 이끌다는 의미를 살려 무리를 이끄는 지도자나 우두머리라는 의미에서 ‘장수’라는 뜻이 파생되었고, 이 경우에는 ‘수’로 읽히며 帥와 같이 쓰기도 한다.

지도자와 우두머리는 타인의 본보기가 되고 ‘모범’이 되어야 하며, 대중의 표본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率에는 다시 ‘표준’이라는 뜻이, 그리고 어떤 표준에 근거해 계산하다는 의미까지 생겼다. 이 경우에는 比率(비율)이나 換率에서처럼 ‘율’로 읽힌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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