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과자’…과자 하나주면 너하고만 놀게

  • 입력 2004년 6월 20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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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현덕 글 이형진 그림/24쪽 8000원 소년한길(5∼7세)

월북작가 현덕의 작품. 건강하고 밝은 보통 어린이들의 천진한 생활을 생생하게 형상화함으로써 살아 숨쉬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기동이가 과자를 하나씩 꺼내 아주 맛있게 먹는다. 그 앞에 친구들이 선다. 물론 ‘아주 먹고싶어 하는 얼굴’로. 마침내 친구들은 기동이에게 “나 하나만”하고 과자를 달라고 조른다. ‘그럼 나 너하고만 놀게’라는 ‘협상카드’를 쓰면서.

과자의 힘은 대단하다. 기동이하고만 놀 친구가 과자만큼 많다. 기동이는 왕처럼 노마 똘똘이 영이를 데리고 다닌다. 그러나 과자가 떨어지자 친구들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글. 구체적인 인물묘사와 간결하고 압축된 언어가 압권이다.

판타지는 아니지만 문장 곳곳에 상상할 여지가 있고 문장의 반복이 사건의 진행을 보여준다. 대조와 생략 같은 기법은 문장의 운율을 살린다.

어린이의 경험세계와 이해의 범위 안에서 이렇게 설득력 있게 인간본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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