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교회 이동원목사 “구경꾼 신자를 참여하는 일꾼으로”

  • 입력 2004년 5월 27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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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목사는 앞으로 3000개의 셀 교회를 만들고 3000명의 평신도 선교사를 양성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박주일기자
이동원 목사는 앞으로 3000개의 셀 교회를 만들고 3000명의 평신도 선교사를 양성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박주일기자
“평신도를 구경꾼에서 능동적 일꾼으로 일으키는 셀(Cell·세포) 교회는 한국 교회의 희망입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지구촌교회가 30일까지 교회 창립 10주년과 셀 교회 출범 3주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셀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다른 교회의 목사 1000여명, 교인 5000여명과 함께 지구촌교회가 그동안 운영해온 셀 교회의 성과와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 이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지구촌교회의 이동원 담임목사(59)를 25일 만났다.

“5년 전 지구촌교회가 양적으론 성장하고 있었지만 뭔가 허전한 걸 느꼈지요. 신자들은 목사의 설교나 듣는 방관자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셀 교회로 눈을 돌렸다. 셀 교회 운동은 1970년대에 세계적으로 시작돼 1990년 랄프 네이버 박사의 ‘셀 교회 지침서’로 정리되면서 본격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목사는 토착화된 셀 교회를 만들어 나갔다. 12명 안팎의 신도들로 모임을 만들었다. 지역별로 구역을 나누는 기존방식 대신 부부, 남여, 직장, 학교, 취미생활 등 다양한 모임으로 나눴다. 현재 지구촌교회 내 셀 교회는 1050개. 지구촌교회에선 셀 교회를 ‘목장교회’라고 부른다. 목자인 주님의 뜻에 따라 평신도를 지도자로 키우는 목장이라는 의미다.

이 가운데는 일주일에 한번씩 호스피스 자원 봉사를 전담하는 목장, 젊은 부모들 중심으로 어린이 TV프로그램을 심의해 기독교윤리실천위원회와 함께 방송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목장도 있다. 또 ‘심은 나무 목장’은 65세 이상의 홀로 된 어머니들끼리 모여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나누며, ‘광주리 목장’은 외국인 노동자 10여명을 초청해 따뜻한 위로를 전하기도 한다.

“셀 교회는 모두 자발적으로 활동합니다. 어떤 활동을 하든 스스로 결정하는데 셀 교회를 모임이 아니라 교회라고 부르는 것은 이들이 교회의 본질적 역할인 ‘전도와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1983년∼93년 미국 워싱턴제일한인침례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면서 서구적 목회 매니지먼트를 익혔다. 복음주의에 속하는 보수적 신앙을 갖고 있으면서도 목회활동에 혁신적 방식을 많이 도입했다. 쉰 살이 넘어 당시 허허벌판이던 경기 용인시 수지에 교회를 개척한 것도 새로운 목회방식을 실현해보고 싶어서였다.

“보통 교회가 커지면 조직이 비대해지고 자체 생명력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게 두려워 교회를 작게 유지할 필요는 없어요. 큰 교회가 건강하려면 그 안의 세포인 셀 교회가 건강하면 됩니다.”

그는 옥한흠(사랑의 교회)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하용조(온누리교회) 목사와 젊은 시절부터 교분을 나누고 있다. 성공적 교회 운영과 개혁적인 목회를 하는 이들을 묶어 ‘개신교 4인방’이라고도 부른다.

그가 또 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관상(觀想) 기도’. 침묵 속에서 올리는 관상 기도는 가톨릭의 전통에 가깝지만 기독교 신자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이 이 목사의 주장이다.

“침묵 속에서 자신과 하나님 만나는 일을 경험해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앙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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