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라운지 바…분위기에 취한다

입력 2004년 3월 18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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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천정과 편안한 분위기가 특징인 라운지 바. 서재같은 분위기의 '시안 타파스 라운지'(위)과 푹신한 대형 의자가 아늑하게 느껴지는 '클럽 미스터 차우'(가운데), 천연 목재와 원석으로 깔끔하고 심플한 스타일의 '슌 비스트로'(아래).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한 주일의 업무를 끝낸 금요일 밤 느지막한 시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옛 얘기를 나누며 가볍게 술 한 잔 하고 싶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 호프집은 너무 어수선하고, 클럽이나 룸살롱을 가자니 좀 부담스럽고….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라운지 바’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청담동 일대만 해도 10여곳이나 된다. 이들은 호텔 로비처럼 고급스러우면서도 집안처럼 편안한 실내 분위기가 특징.

라운지 바란 이름은 라운지 같은 분위기에 ‘라운지 음악’을 틀어 준데서 비롯됐다.

라운지 음악이란 3, 4년 전부터 유럽의 클럽DJ들이 아시아, 중동, 남미 등의 리듬과 멜로디를 조합해 만든 실험성 강한 창작곡들. 반복 패턴이 많고 노랫말이 없어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테크노 풍의 강한 비트가 적당한 생동감을 준다. 라운지 바에서는 대화를 나누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볼륨을 유지한다.

○ 집보다 편안한 코지 스타일 바

아늑한 분위기가 특징인 코지 스타일 라운지 바는 거실 느낌이 나도록 한 인테리어가 특징. 벽은 커다란 책장이나 두꺼운 공단재질의 커튼으로 가려 포근함을 더했다. 의자들도 큼직한 대형 소파로 편안한 개인 공간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이달 논현동에 문을 연 ‘클럽 미스터차우’의 1인용 소파는 ‘앉는다’기보다는 ‘기대어 눕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널찍하다.

퓨전 레스토랑이었던 ‘시안’(청담동)은 지난해 말 리노베이션을 통해 ‘시안 타파스 라운지’로 탈바꿈했다.

치마 입은 여성들이 의자에 올라앉아 쉴 수 있도록 아예 미니 벨벳 담요를 준비했다.

의자는 점점 대형화돼 폭과 깊이가 각각 100cm가 넘는 추세. 청담동에 있는 ‘바 74’나 ‘파크’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런 코지 스타일 라운지 바에서는 맥주나 위스키 같은 곡주는 팔지 않고 향을 음미하며 즐길 수 있는 꼬냑이나 와인 같은 과실주를 주로 판다. 병 단위로 팔기 때문에 가격은 10만∼50만원대로 다소 비싼 편. 전문직 종사자나 30대 중반층이 주로 찾는다.

○ 활동적인 분위기의 베이 스타일 바

조금 더 저렴하고 활동적인 곳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베이 스타일 라운지 바가 있다. 보통 실내 중앙에 아일랜드형 바가 있는 것이 특징.

칵테일 쇼를 하거나 음악을 선곡해주는 DJ가 있는 곳도 있다. 술도 1만원 미만의 잔 단위로 팔아 20대 후반의 젊은층과 커플들이 주고객.

베이 스타일의 또 다른 특징은 라운지 음악에 리듬을 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소규모 파티나 패션브랜드 등의 런칭 쇼가 열리기도 한다.

얼마 전 신사동에 문을 연 ‘슈가 클럽’은 지하 2층에는 코지 스타일을, 지하 1층에는 베이 스타일의 바를 각각 갖추고 있으며 ‘애프터 쇼’ 파티가 자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