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자연식 ‘궁합’ 따져보고 드세요”

  • 입력 2004년 3월 7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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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호텔 채식뷔페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고르고 있다. 최근 '잘 먹고 잘 살기'의 일환으로 자연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 채식뷔페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고르고 있다. 최근 '잘 먹고 잘 살기'의 일환으로 자연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잘 먹고 잘 살기’가 우리 사회의 화두다. 조류독감 광우병 돼지콜레라 때문에 육식보다는 유기농 야채, 생선 등 자연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유기농업협회에 따르면 2002년 유기농 야채를 포함한 친환경 농산물의 시장규모는 3000억원이었지만 올해엔 약 6000억원으로 2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몸에 좋다는 유기농 식품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유기농식품을 중심으로 특정 질환에 도움이 되는 자연식과 조심해야 될 자연식에 대해 알아봤다.》

▽질환 예방을 위한 자연식=뚱뚱한 사람은 야채 과일뿐 아니라 현미와 통밀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로리가 적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때문이다.

삼육대 식품영양학과 송숙자 명예교수는 “비만 예방을 위해선 흰쌀 밀가루 흰설탕 식용유 등 4대 정제 가공식품을 되도록 피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송 명예교수는 “한 끼 식사에 현미잡곡과 통밀가루를 주식으로 하고 두 숟가락 분량의 콩 깨 견과류와 한 줌 정도의 채소로 식단을 짜면 비만과 각종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채식위주의 식단을 제안했다.

출혈성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은 양배추가 좋다. 양배추에 들어있는 비타민U는 위궤양에, 비타민K는 출혈에 예방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감자도 위 점막을 보호한다. 생감자를 갈아서 하루에 반 컵 정도 마시면 위질환 예방에 좋다.

갱년기 장애와 뼈엉성증(골다공증) 예방엔 콩이 좋다. 콩에는 천연 여성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있다. 하루에 두유 1컵, 두부 반모, 된장 반 컵, 콩가루 반 컵 정도의 분량을 먹는다. 콩은 익혀 먹거나 생청국장 된장 등으로 요리해 먹는다.

그러나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 가지 자연식만 편식하는 것은 좋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은 “특정 음식에 편중 되지 말고 다양한 식사를 통해 균형 있는 영양섭취가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과하면 독이 되는 자연식=감자는 칼슘 철분 비타민C 탄수화물 등이 풍부해 자연식으로 가장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남베스트클리닉의 이승남 원장은 “당뇨병 환자가 3, 4개 이상의 감자를 먹으면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녹말성분이 침에 닿는 순간 설탕으로 변해 곧바로 혈액으로 흡수돼 혈당수치를 높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감자 섭취량을 2개 이하로 줄이거나 고구마를 먹는 것이 좋다.

한편 섬유소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변이 단단해져 오히려 배변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섬유소는 칼슘 아연 철분 등의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는 한 끼에 나물 2접시 분량이 적당하다.

등 푸른 생선은 관절이 붓고 통증이 생기는 통풍 환자에겐 독이다. 등 푸른 생선엔 ‘퓨린’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이는 혈액 내 요산수치를 올려 통풍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풍 증세가 있는 사람은 섭취량을 줄이거나 피한다.

땅콩 호두 잣 등과 같은 견과류는 비타민E가 풍부해 혈전과 고지혈증을 줄이지만 과하면 되레 장에 흡수가 안돼 설사병을 유발시킨다. 따라서 설사병이 있는 환자는 섭취를 피한다.

버섯도 칼로리가 낮고 무기질이 풍부해 몸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는 상황버섯의 효과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또 간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찻잔 한잔 정도로 묽게 우려내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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