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낭만 vs 지성' 미샤 마이스키-요요마 서울서 공연

  • 입력 2003년 10월 13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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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 마이스키
미샤 마이스키
《요요마(48)와 미샤 마이스키(55).

세계 첼로계의 두 거장이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하루 차이로 연주 대결을 벌인다. 요요마는 11월 5일 독주회를 갖고, 마이스키는 11월 6일 룩셈부르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슈만 첼로협주곡 a단조를 협연하는 것(둘 다 공연시간은 오후 7시 반). 첼로음악의 ‘베스트 흥행사’인 두 연주자는 여러 차례의 내한공연에서 입장권이 조기 매진되는 등 음악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왔다. 나이는 일곱 살 차이에 불과하지만 언제나 청년 같이 보이는 요요마와 초로의 멋진 신사로 보이는 마이스키. 두 사람은 얼굴만큼이나 음악세계도 대비된다. 》

요요마

○인생행로

부유한 부모 아래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요요마의 일생은 평탄했다. 네 살 때부터 첼로를 배운 이래 17세 때 이미 미국 아스펜 음악축제 등 세계 유수의 음악축제에서 독주회를 가지며 ‘차세대 거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84년 이후 열세 차례의 그래미상을 받는 등 성공의 길을 걸었다.

반면 구소련 출신의 마이스키는 1966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지만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을 감수해야 했다. 누이가 이스라엘로 탈출하자 반체제 운동 혐의를 뒤집어쓰고 2년 동안 수감생활도 했다. 그는 24세 때 이스라엘로 이주하면서 서방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연주특징

요요마의 연주는 현대적이며 군더더기가 없고 이지적이라고 평가된다. 부드럽고 따스한 음색이 특징이지만 대체로 작곡가의 의도에 충실한 편이다. 자칫 개성이 없다고 비난받기 쉬운 스타일이지만, 지성미가 뒷받침돼 흠잡을 데 없이 연주를 마무리한다.

이와 달리 마이스키의 연주스타일은 개성이 강하며 주관적이다. 활의 속도를 바꿔 다양한 음색을 연출해내고, 비브라토(떨림)도 깊다. 악보에 지시된 강약이나 속도를 무시할 때가 많아 팬과 비판자가 크게 엇갈리는 편이다.

○주요 레퍼토리

요요마는 레퍼토리에 구애받지 않는다. 1999년에는 피아졸라의 탱고 앨범으로 그래미 크로스오버 부문상을 수상했다. 중국 작곡가 탄 둔이 작곡한 영화 ‘와호장룡’ 등의 사운드트랙에서 인상 깊은 첼로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1999년부터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지역음악을 탐구하는 ‘실크 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마이스키의 연주곡은 주로 바흐의 바로크 음악과 고전 낭만 레퍼토리에 한정된다. 바로크 음악도 연주하는 요요마와 달리 원전(原典)연주 운동에 대해 종종 반감도 내비친다. 크로스오버는 좋아하지 않는다. 장한나의 데뷔 초기 후원자를 자임하기도 했던 그는 ‘음악계의 친한파’로 분류되며 한국 가곡 등 소품 연주도 즐긴다.


○11월 내한연주

요요마는 최근 CD로 발매되기도 했던 프랑스의 ‘아름다운 시대’(‘Belle Epoche’,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문화 흥성기)를 주제로 레퍼토리를 짰다. 드뷔시 소나타 1번, 포레 소나타 A장조, 프랑크의 소나타 A장조 (바이올린 소나타를 첼로용으로 편곡) 등을 연주한다. 반주자는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토트. 4만∼15만원. 02-720-6633

마이스키는 독일 중기 낭만주의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슈만의 첼로협주곡 a장조를 협연한다. 협연악단인 룩셈부르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이번이 첫 내한공연으로 최근 칸 클래시컬 상 등을 수상하며 성가를 높이고 있다. 음악감독 브렘웰 토비의 지휘로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도 선보인다. 3만∼10만원. 02-751-9606∼1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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