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남용으로 우리 몸은 서서히 죽어가요”

  • 입력 2003년 7월 15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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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남용은 우리 몸을 서서히 죽이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16∼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대강당에서 ‘21세기의 항생제 내성-도전과 미래전략’을 주제로 제4차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에 관한 국제심포지엄(ISSAR)을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감염연구재단(ARFID) 송재훈(宋在焄·성균관대 의대 감염내과 과장.사진) 이사장은 항생제를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불렀다.

송 이사장은 “항생제 남용의 심각성에 비하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오히려 ‘가벼운’ 질환이다”며 “갈수록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서 약이 듣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간 왕래가 증가하면서 사스 등과 같은 전염병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한때 정복됐다고 여겼던 결핵 등이 다시 창궐하는 것도 항생제 내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송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항생제 남용 정도가 심해 국제적으로도 상위권에 해당한다”며 “일반 시민부터 항생제 남용의 위험을 확실히 인식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움에는 전 세계 36개국에서 의료인 2000여명이 참석해 박테리아, 진균, 에이즈바이러스, 결핵균, 사스바이러스 등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와 새로운 항생제 및 백신 개발 현황이 발표된다. 특히 내성장구균 연구의 권위자 미국 메이요클리닉 월터 윌슨 교수, 슈퍼박테리아 최초 발견자인 일본 준텐도(順天堂)대 게이이치 히라마쓰 교수, 에이즈 치료의 대가로 불리는 미국 유타대 멀리 샌디 교수 등 감염 질환의 세계적 석학들이 주제발표를 한다. ARFID는 송 이사장 주도로 96년 설립된 아시아 지역 최대 의학연구재단으로 현재 아시아와 중동지역 14개국 29개 병원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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