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랄트 그륀바허 "모차르트 음악도 당시엔 대중음악"

  • 입력 2003년 6월 26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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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기자
고미석 기자
모차르트시대의 전통의상을 입고 모차르트 스타일의 가발을 쓰고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하는 빈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이들의 연주회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마치 18세기말로 되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예술감독 게랄트 그륀바허를 20일 빈 시내 사무실에서 만났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주자였던 그는 동료들과 함께 1986년 빈의 여러 교향악단과 실내악단에 소속된 연주자를 모아 이 오케스트라를 출범시켰다.

“개인적으로 모차르트를 좋아하는데 교향악단에서는 모차르트 곡을 연주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불만이었죠. 연주에 필요한 인원이 많지 않아서 소홀하게 취급되기 일쑤였거든요.”

첫 연주회부터 반응이 좋았다. 교향곡 중 한 두 악장, 오페라의 대표 아리아들, 바이올린과 피아노 협주곡 등 모차르트시대의 연주회 순서를 살린 다양한 레퍼토리 구성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당시로선 대중음악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 숨도 못 쉬고 듣는 연주회가 아니었어요.”

클래식 음악회로는 너무 가볍지 않느냐는 비난도 있었지만 최근엔 빈 필하모닉이 이 오케스트라의 프로그램을 본떠서 연주회를 마련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오케스트라가 성공을 거두자 이를 모방한 다른 모차르트 악단들도 생겨났다. 국내에서는 2년 전 이 교향악단을 사칭한 연주회가 열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단원은 총 100명으로 한 무대에 30명씩 선다. 5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1주일에 네 번씩 100회 공연을 소화해 낸다. 단원들 중에는 기존 악단의 연주자도 있지만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하고 싶어서 활동을 병행하는 사람이 많다.

“3, 4년 전부터 실력 있는 한국 연주자들을 초청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빈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빈=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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