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인테리어]눈 감으면 들려오는 파도소리

  • 입력 2003년 5월 22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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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과 파란색으로 꾸민 거실. 시원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한샘

흰색과 파란색으로 꾸민 거실. 시원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한샘

5월이 여름 같다.

인테리어 매장도 한여름이다. 시원한 가구와 소품들로 새 단장을 했다. 비싼 가구를 철따라 바꿔가며 쓸 리 없다. 자연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이 유행이다 보니 대나무 등나무 고무나무 바나나껍질 등 열대산 천연소재들을 활용한 제품들이 많아진 것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소재로 라탄이 있다. 주로 바구니나 수납함 등 소품에 사용되던 라탄이 침대 소파 탁자 콘솔 등 덩치가 큰 거실 가구의 소재로도 등장했다. 라탄 하나만 쓰거나 가죽과 원목으로 된 가구의 일부분을 라탄으로 처리하는 등 믹스 앤드 매치(Mix&Match) 방식으로도 응용된다.

대나무의 서늘한 느낌도 여름철에 어울린다. 침대 머리맡과 발치, 탁자나 옷장의 표면에 대나무 조각을 덧대 꾸민 제품들이 있다. 디자인은 직선적인데 소재가 주는 느낌 때문에 고전적이고 동양적인 멋이 난다.

왼쪽부터) 라탄 의자/두산오토, 대나무 침실가구/룸앤데코, 소가죽으로 짠 침대/살림

몇몇 가구 회사들은 소재의 선택에서 재미있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왕골로 짠 소파이겠거니 하면 뜻밖에 가죽이다. 가죽과 여름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식물 줄기처럼 가늘게 잘라 왕골 짜듯 만들어 놓은 가죽 가구는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1∼2cm 너비로 잘라 격자 무늬로 철제 의자에 감아놓아도 시원해 보인다.

코팅 처리한 종이나 플라스틱을 이용해 감쪽같이 왕골 분위기를 낸 가구들도 있다. 물이나 자외선에 강한 플라스틱으로 짠 가구들은 주로 야외용이다. 티크와 고무나무도 야외용 가구의 단골 소재다.

왼쪽부터)챌시앤티크의 유리 상들리에와 디테일의 플라스틱의자, 디자이너 하지훈씨의 라탄 자리와 조명/살림, 고무나무 정원용 식탁세트/룸앤테코

색상은 자연색 그대로를 쓰거나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카카오빛으로 검게 처리한 것이 두드러진다. 소파에 쓰이는 패브릭은 무명 느낌의 캔버스 천 일색이다. 캔버스 천은 소파가 내추럴 브라운이든 카카오든 화이트든 어디에나 잘 어울려 서늘하고 깨끗한 느낌을 더해 준다.

가구를 바꿀 때가 되지 않았다면 라탄이나 등나무 소재의 의자 콘솔 협탁 조명 등 소품 한두 개로 여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보려면 패브릭을 추천할 만하다. 커튼의 소재는 여름 한 철만 쓸 수 있는 마나 삼베보다 사계절에 모두 어울리는 하늘하늘한 리넨이나 시폰이 실용적이다. 마와 삼베는 소파의 팔걸이나 등받이에만 부분적으로 이용한다.

거실이나 침실에는 등나무나 한지로 싼 조명을 들여놓아도 좋겠다. 아파트에서는 베란다에 원목이나 라탄으로 짠 벤치를 놓고 야외용 조명을 하나 달아놓으면 잠시나마 한여름밤 열대야를 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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