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매장도 한여름이다. 시원한 가구와 소품들로 새 단장을 했다. 비싼 가구를 철따라 바꿔가며 쓸 리 없다. 자연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이 유행이다 보니 대나무 등나무 고무나무 바나나껍질 등 열대산 천연소재들을 활용한 제품들이 많아진 것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소재로 라탄이 있다. 주로 바구니나 수납함 등 소품에 사용되던 라탄이 침대 소파 탁자 콘솔 등 덩치가 큰 거실 가구의 소재로도 등장했다. 라탄 하나만 쓰거나 가죽과 원목으로 된 가구의 일부분을 라탄으로 처리하는 등 믹스 앤드 매치(Mix&Match) 방식으로도 응용된다.
대나무의 서늘한 느낌도 여름철에 어울린다. 침대 머리맡과 발치, 탁자나 옷장의 표면에 대나무 조각을 덧대 꾸민 제품들이 있다. 디자인은 직선적인데 소재가 주는 느낌 때문에 고전적이고 동양적인 멋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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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가구 회사들은 소재의 선택에서 재미있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왕골로 짠 소파이겠거니 하면 뜻밖에 가죽이다. 가죽과 여름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식물 줄기처럼 가늘게 잘라 왕골 짜듯 만들어 놓은 가죽 가구는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1∼2cm 너비로 잘라 격자 무늬로 철제 의자에 감아놓아도 시원해 보인다.
코팅 처리한 종이나 플라스틱을 이용해 감쪽같이 왕골 분위기를 낸 가구들도 있다. 물이나 자외선에 강한 플라스틱으로 짠 가구들은 주로 야외용이다. 티크와 고무나무도 야외용 가구의 단골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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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은 자연색 그대로를 쓰거나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카카오빛으로 검게 처리한 것이 두드러진다. 소파에 쓰이는 패브릭은 무명 느낌의 캔버스 천 일색이다. 캔버스 천은 소파가 내추럴 브라운이든 카카오든 화이트든 어디에나 잘 어울려 서늘하고 깨끗한 느낌을 더해 준다.
가구를 바꿀 때가 되지 않았다면 라탄이나 등나무 소재의 의자 콘솔 협탁 조명 등 소품 한두 개로 여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보려면 패브릭을 추천할 만하다. 커튼의 소재는 여름 한 철만 쓸 수 있는 마나 삼베보다 사계절에 모두 어울리는 하늘하늘한 리넨이나 시폰이 실용적이다. 마와 삼베는 소파의 팔걸이나 등받이에만 부분적으로 이용한다.
거실이나 침실에는 등나무나 한지로 싼 조명을 들여놓아도 좋겠다. 아파트에서는 베란다에 원목이나 라탄으로 짠 벤치를 놓고 야외용 조명을 하나 달아놓으면 잠시나마 한여름밤 열대야를 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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