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THONG' 클린턴 달군 르윈스키의 ‘끈’

  • 입력 2003년 5월 29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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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성들이 끈으로 연결된 '통' 팬티를 즐겨입고 있다. 해외 속옷 패션쇼에서 선보인 '빅토리아스 시크릿'(왼쪽, 오른쪽 아래),'모미 인티모' 의 신제품들. 사진제공 퍼스트뷰코리아
미국 여성들이 끈으로 연결된 '통' 팬티를 즐겨입고 있다. 해외 속옷 패션쇼에서 선보인 '빅토리아스 시크릿'(왼쪽, 오른쪽 아래),'모미 인티모' 의 신제품들. 사진제공 퍼스트뷰코리아

‘통(thong)’은 양쪽 엉덩이를 면(面) 대신 선(線)으로 감싸도록 디자인된 팬티다. 뒤쪽으로는 얇은 끈 한 줄이 양쪽 엉덩이 사이 ‘계곡’에 놓이고 앞쪽으로는 손바닥 반만 한 얇은 천이 ‘꼭 가릴 곳’만 가려주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기본. 엉덩이와 아랫배를 비교적 넉넉히 가려주는 무난한 스타일도 있다. 조금씩 의미가 다르지만 ‘T팬티’ ‘G 스트링 팬티’로도 불린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춘’은 ‘최근 ‘통’이 여름을 앞두고 란제리계의 ‘슈퍼스타덤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포춘’은 “‘통’이 미국에서 일반에 친숙해진 것은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가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게 ‘통’을 살짝 보여준 것이 계기였다”면서 “이 사실이 1998년 케네스 스타 검사가 미 의회에 제출한 ‘클린턴 리포트’를 통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NPD의 마셜 코언 사장은 “르윈스키가 ‘통’을 유행시킨 당사자”라고 말했다. ‘클린턴 리포트’는 르윈스키가 1995년 11월 15일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 아래 위 겉옷을 걷어 올려 ‘통’ 등 속옷을 보여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미 전역에서는 1998년 매출의 두 배에 이르는 1억2300만개 (2002년 기준)의 ‘통’이 판매되고 있다.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스 시크릿’은 지난해 2000만달러어치의 ‘통’을 팔았다. ‘프레데릭스 오브 할리우드’도 팬티 매출의 90% 이상을 ‘통’이 차지한다.

대형 할인점 ‘월마트’ 등을 통해 판매되는 중저가 신규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통’의 인기는 패션 트렌드와도 관련이 있다. 최근 골반 아래까지 허리선이 내려가는 ‘로 라이즈 진’ 등 섹시한 청바지나 몸에 꼭 달라붙는 스커트, 드레스 등이 인기를 모으면서 팬티의 허리선 또는 엉덩이 라인을 감추기 위해 이 종류의 팬티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제 남성들까지 이 팬티를 찾는다. 등장한 지 1년 된 속옷 브랜드 ‘자키’의 남성용 ‘통’은 트렁크 또는 삼각 라인만큼 잘 팔린다.

국내에서는 미국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90년대 후반부터 ‘통’의 매출이 늘고 있다. 비비안 상품기획부의 김진복 팀장은 “몇 년 전만 해도 구색용으로 1, 2가지 스타일을 만들었지만 여름이면 품절돼 이번 시즌에는 5, 6종류로 늘렸다”고 말했다.

‘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안 입은 것 같은 편안함’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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