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민주화 기여했지만 물신-권위주의 등 혁신 필요"

  • 입력 2003년 4월 25일 18시 03분


개신교가 한국에 들어온 구한말 이후 근대 한국사회 형성 과정에서 나름대로 기여한 측면은 인정하지만 현재 개신교의 모습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신대 신학연구소(소장 채수일)는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18∼65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개신교가 한국 근현대사의 사회 문화적 변동에 끼친 영향’을 24일 발표했다. 조사자 가운데 49.9%가 종교인으로, 이들은 개신교 20.2%, 불교 20.1%, 천주교 8.9%, 기타 0.7%로 구성됐다.

이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가 물신주의(40.3%) 권위주의(42.5%) 형식주의(46.4%) 성장제일주의(49.2%) 다른 종교에 대한 배타주의(56%) 등에 빠져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사람의 2∼3배나 되는 등 개신교의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개신교가 자기 교파와 교회 중심적이라는 응답은 68.9%, 주변에 품위와 자격이 없는 성직자가 많다는 지적은 52.8%로 매우 높았다.

평소 개신교에 만족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20.8%로 ‘그렇지 않다’는 대답(35.9%)보다 적었고, ‘개신교 헌금이 올바른 목적에 사용되고 있다’는 응답(21.3%)도 ‘그렇지 않다’(34.5%)에 비해 낮아 전반적으로 부정적 대답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개신교가 사회봉사를 많이 한다’는 46.6%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개신교인들이 비개신교인보다 이기적이다’는 33%로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구한말 이후 지금까지 한국사회에 이로운 활동을 했다는 질문에 42.2%가 그렇다고 대답해 ‘그렇지 않다’(17.9%)보다 훨씬 높았다.

개신교가 민주화 운동(31.8%), 인권 확립(37.2%), 남북화해와 통일(32.3%) 자선사업(47.9%) 등에 기여한 정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았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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