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심장에 나쁜건 性에도 안좋아

  • 입력 2003년 4월 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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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동맥경화증의 최고 위험 요인인 당뇨병과 고혈압의 세계 평균 유병률이 각각 11%, 25%인데 한국은 30%, 35%로 훨씬 높았다.

왜 성(性)에 대한 조사 연구에서 당뇨병과 고혈압의 유병률을 조사한 것일까.

이들 질병은 심장병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발기부전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음경의 발기조직은 무수한 혈관들로 구성돼 있으므로 동맥경화증으로 심장동맥이 막히면 심근허혈증이 생기듯 음경의 혈액이 막히면 발기부전이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발기부전은 심혈관계 질환의 초병역할을 하며 ‘음경은 작은 심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허혈성 심장병은 여성의 경우도 음핵의 발기부전과 질의 충혈부전으로 성적 흥분 고조장애를 일으키거나 질의 윤활작용이 감소하는 등 성기능 장애와 관계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동맥 질환이 있으면 발기부전 발병률이 갑절로 증가한다.

심근경색증으로 입원하는 환자의 57%는 이전부터 발기부전의 병력을 갖고 있다. 역으로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40%는 심장동맥이 심하게 막혀 있으며, 심한 발기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의 16%는 자신도 모르는 심한 심장동맥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5세 이상의 남성에게서 발기부전이 나타나면 이것은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심장동맥 협착증에 의한 심근허혈증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진료실에서 발기부전을 치료받으러 왔다가 심장병을 발견하는 사람을 숱하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음경을 바라보며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곤 한다.

발기부전 예방법도 심장병 예방법과 비슷하다.

심장에 좋은 것은 성기에도 좋으며, 역으로 심장에 나쁜 것은 성기에도 나쁘다.

운동이나 붉은 포도주는 심장에 좋듯이 발기기능에도 도움이 되며, 혈중 콜레스테롤치가 높거나 당뇨병, 고혈압, 흡연, 스트레스 등은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듯이 발기부전의 발생 위험도 증가시킨다.

김세철 중앙대 의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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