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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3월 25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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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치과 가는 일은 무시무시한 공포다. 막상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니더라도 “으앙으앙, 에고에고, 쉭쉭, 드르륵드르륵” 하는 소리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의 주인공 열무는 그래서 꼭꼭 숨어 있기로 한다. 우리가 첫 페이지를 펼쳐도 열무가 보이지 않는다. 두번째 페이지에 숨어 있다.(아이와 엄마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보자)
열무는 치과에 안 가려고 숨고, 도망가고, 울고, 버티고 발버둥친다. 민이가 열무를 찾아내고 한나가 차 속에서 위로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멀고 먼 남일 뿐이다.
얼마나 무서웠던지 치과에서 헛것까지 본다.
그러나 무시무시한 의자에 앉아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열무의 입에서 이가 저절로 톡 튀어나온다. 치과에서 고작 입만 헹구고 나오면서 제 딴에는 이제 치과가 안 무섭다고 우쭐댄다.
아이들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 공감이 가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열무는 평상시 아이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고 민이와 한나는 거꾸로 부모의 입장이 돼 열무를 보살핀다. 역할 바꾸기를 통해 아이들은 열무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열무를 재우는 건 너무 힘들어’ 역시 역할놀이 개념을 도입한 그림책이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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