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에 오면 동호는 즐겁다. 외할머니는 동호 말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고 옆집 태식이와 메뚜기 우렁이 잡으러 가는 일도 재미있다. 엄마를 졸라 며칠 더 외갓집에 머문 동호는 혼자 집으로 향하는데 공동묘지 부근에서….(외가와 공동묘지)
가난한 집 아이들은 월사금을 내지 못하고 학교에서 쫓겨나기 일쑤. 그렇다고 집으로 갈 수도 없다. 엄마 아버지에게 혼날 것이 뻔하기 때문. 산 위에서 놀다 집으로 간 다음날 아침, 나는 꾀를 내 대문 앞 박힌 돌 앞에서 일부러 퍽 엎어지는데….(월사금 주세요)
학교에 오면 가장 즐거운 시간이 점심시간. 아이들은 셋째 시간이 끝나기 무섭게 난로 위에 도시락을 올린다. 그러나 넷째 시간에 엊그제 본 시험점수 때문에 선생님은 점심시간 종이 울리도록 벌을 세우고, 난로 위의 도시락에서는 밥 타는 냄새가 점점 심해지고….(난로 위의 깜밥)
누구나 잊혀지지 않는 초등학교 시절 추억들이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시인들도 그렇다. 지금의 초등학교 생활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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