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외국어 공부를 동시에" 영어 미사 인기

  • 입력 2002년 8월 2일 18시 45분


최근 가톨릭계에서 영어 배우기와 성서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영어 미사가 늘고 있다.

서울 역삼동 성당은 6월부터 영어에 관심 있는 신자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이 미사에는 100여명 가량의 신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영어판 주보도 발행되고 있고 미사에 앞서 그 내용을 영어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이제까지 영어 미사는 서울 한남동 국제성당 등 제한된 공간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서울 도곡동 본당은 3월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주일 학교에서 영어미사를 시작했다. 영어 미사가 시작된 것은 입시와 공부에 매달리느라 주일 학교 참석률이 저조한 학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5개월정도 지나면서 본당은 물론 다른 성당에서도 이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학생 참석자는 50∼60명에 이른다.

이 성당 김영환 주임 신부는 “영어 미사는 성당이 신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학생들은 물론 성인 신자가 40여명이나 참석할 정도로 영어 미사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안동 교구에서는 매월 셋째 일요일 오전11시 가톨릭회관에서 ‘음악과 함께 하는 영어미사’를 봉헌한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영어 성가 등을 배우면서 음악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안동교구측은 “영어 미사에 대한 신자들의 호응이 높아 교구 차원에서 영어 미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사는 아니지만 성서 공부와 영어 교육을 결합시킨 각종 강좌도 활성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가톨릭문화원이 ‘영어성서 강좌’, 서울 명동본당이 매주 한차례 ‘영어성서 복음 나눔회’(English New Testament Sharing) 모임을 갖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서울 역삼동 본당 사이버선교단의 E-mail 매거진 ‘영어로 만나는 복음과 묵상’은 인터넷을 통한 선교에 주력하고 있다. 매일 영어와 한글 번역본이 담긴 복음과 묵상, 기도를 메일을 통해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회원수가 200여명에 이른다.

교계의 한 관계자는 “신자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어서 영어 미사가 다양한 형태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미사 자체가 본질인만큼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적절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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