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들의 월드컵 스타 접대

  • 입력 2002년 6월 20일 16시 26분


부산 메리어트호텔에서의 파라과이의 말디니 감독
부산 메리어트호텔에서의 파라과이의 말디니 감독
“유감입니다. 포르투갈과 16강에 가기를 한국민이 모두 바랐는데….”(한국인 서포터스)

“게임은 늘 그래요. 예상을 벗어나죠. 괜찮습니다.” (포르투갈의 후앙 핀투)

16일 오후 10시 반, 서울 리츠칼튼호텔에 묵었던 포르투갈 선수들이 로비에서 팬들과 ‘즐겁게’ 작별했다. 피구를 제외하고는 경호원이 따라붙지 않아 50여명의 서포터스와 여성 팬들은 자유롭게 선수들과 어울렸다. “피고, 피고, 고치라(피구, 이쪽을 봐요)” 하며 셔터를 눌러대는 일본 여성들이 3분의 1이었다. 피구는 여성통역요원과 호텔 직원들에게 입맞춤했고 골잡이 파울레타와 누누 고메스는 연방 미소를 지었다.

포르투갈 선수단은 호텔에 감사패를 증정했다. 호텔 측은 포르투갈 국영방송을 위성으로 받아 객실에 보내줬고, 실내수영장에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야외바비큐장을 통째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피구는 3번이나 호텔 미용실을 방문해 “한국 미용사들이 손길이 수준급”이라고 말했다.

조선호텔 아일리시 펍 '오킴스'에서 팬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는 아일랜드의 공격수 로이킨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은 프랑스 선수들을 ‘무보수 가이드’했다. 지단, 앙리, 트레제게는 서울 청담동 피부관리실에서 안면, 두피마사지를 받았고 프티, 드사이, 르뵈프는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들러 전자제품을 샀다. 선수들은 호텔 직원들과 감사의 표시로 기념촬영을 했다.

서울 메리어트호텔에 묵고 있는 미국대표팀에는 맞춤식 음식서비스가 제공된다. 미국인 총주방장을 비롯한 7인의 전담팀은 매일 생선초밥과 바닷가재를 빠뜨리지 않는다. 세라피마사지센터에서는 매일 야간근무자들을 충원해 ‘마사지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피트니스센터에 특별 설치된 사격오락기가 호응을 얻고 있다. 맥브라이드, 헤지덕 등은 14일 16강에 진출한 뒤 15일 오전 1시경 호텔에 돌아와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한국 덕분이라고 말했다.

16강전 때 서울 조선호텔에서 묵은 아일랜드팀의 경우 아일랜드 펍 ‘오킴스 바’에 서포터들이 저녁 늦게까지 패배의 쓴 맥주잔을 들이켜자 골잡이 로이킨 등 선수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호텔 측은 항상 감자요리와 빵을 푸짐하게 공급했다.

부산 메리어트호텔은 파라과이 대표팀의 숙소였다. 호텔 측은 칠라베르트의 방에는 매일 1.5ℓ 레몬워터를 제공했으며, 객실에는 스페인어 방송을 보내주었다. 칠라베르트와 골잡이 산타크루스는 매일 선탠을 즐겼으며, 때때로 해운대 백사장에서 팬들과 함께 비치발리볼을 즐겼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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