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한국 여대생 日교토만화전 은상 첫 수상

  • 입력 2002년 5월 19일 19시 15분


교토국제만화전에서 은상 수상자로 뽑힌 정인경씨가 자신의 작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교토국제만화전에서 은상 수상자로 뽑힌
정인경씨가 자신의 작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일본의 권위 있는 만화전인 제5회 교토국제만화전에서 일본 교토의 세이카(精華)대학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국인 정인경(鄭仁敬·29·여)씨가 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만화전에는 45개국 프로 만화가 500여명이 참가했는데 그동안 이 만화전에서 동양인이 2등 이상의 상을 받게 된 것은 정씨가 처음이다.

교토국제만화전은 9월10일부터 22일까지 교토시 미술관에서 열리며 시상식은 9월15일 있을 예정이다.

정씨는 숙명여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만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96년 일본에 갔으며 1년 동안 일본어를 공부한 뒤 일본의 4년제 대학 중에서 유일하게 만화(카툰) 전공이 있는 세이카대에 학부생으로 입학했다.

“어렸을 때부터 순정 코믹 등 이야기 위주의 만화만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카툰’이란 1컷짜리 만화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씨는 사회 풍자 위주의 1컷짜리 만화에 심취했고 일본의 대표적 동물 만화가인 요시토미 야스오(吉富康夫)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이번 만화전의 주제는 ‘동물과의 공존’. 정씨는 돼지고기를 먹으면서도 돼지를 경멸하는 인간들은 돼지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과연 공존할 수 있을지를 코믹하게 그린 만화를 출품해 입상했다.

정씨는 “사회 비판과 풍자를 통해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한국에도 100여개의 만화 관련 학과가 있지만 풍자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에 치우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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