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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7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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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라는 저서로 국내에도 알려진 프리드먼씨는 9·11 테러사태 이후 국제문제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마저 구가할 정도. 그의 온라인 채팅룸은 접속쇄도로 서비스가 중단됐으며 ABC와 NBC, CBS 등 미국 방송의 뉴스프로그램은 물론 아랍계 방송에도 단골로 초대받고 있다. 심지어 데이비드 레터맨의 심야 토크쇼에도 나왔다.
중동정책에 대한 영향력이 커진 것도 당연한 귀결. 미국을 방문한 이집트 대표단은 그에게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백악관도 “그의 의견이 너무 중요해 무시할 수 없다”고 평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는 ‘붙임성 있는 백치’라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천박한 외교관을 쏘아붙였지만 9·11 사태 이후에는 정부에 대한 인내심 있는 지지를 호소, 부시 대통령에 힘을 실어줬다.
유대인인 그는 고교 3년간 여름 방학을 이스라엘의 집단농장에서 보낼 만큼 헌신적이었으나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학살을 자행하는 것을 목도한 뒤로는 시오니즘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과 이슬람 양쪽으로부터 협공당하고 있지만 “진정한 분노에서 글을 쓴다”는 그의 영향력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 정권들이 자국 내에서 정치적 경제적 현대화를 막는 한편 사회불만층에서 배출되는 이슬람 과격분자를 물질적으로 달래는 유화정책을 펴온 것이 중동 문제의 핵심이라는 의견을 갖고 있다.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중동문제를 전공했으며 UPI 통신 기자로 일하다 83년 뉴욕타임스로 옮겨 95년부터 고정 칼럼을 격주로 쓰고 있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