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나홀로 관객' 많은 말러-고음악 공연 '닮았네'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8시 37분


‘구스타프 말러와 원전연주는 매표(賣票) 패턴이 닮은 꼴’?

구스타프 말러는 20세기초 교향곡 작곡가. 원전연주란 주로 바로크와 고전주의 시대의 악기와 스타일을 되살려 연주하는 것. 얼핏 보아 닮은 데가 없으나 공연 관계자들은 “말러 작품 공연과 원전 연주 공연이 비슷한 매표 양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일반 공연의 경우 처음 언론의 조명을 받은 뒤 공연이 임박해서야 나가는 표가 많습니다. 반면 말러 또는 원전연주 공연은 초기에 표가 대량으로 팔린 뒤 나중에 매표율이 뚝 떨어져버리는 경우가 많죠.”

부천 필의 말러 교향곡 시리즈, 텔레만 오페라 ‘미리바이스’ 공연 등의 홍보를 담당한 예술의 전당 홍보마케팅부 이상미씨의 말.

5월 공연을 가진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지휘 ‘고음악 아카데미’ 연주회 경우 공연 12일전 1000석 넘게 표가 나갔다. 추세 대로라면 2600석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매진도 가능할 성 싶었다. 그러나 결과는 1600석에 그쳤다. 부천필의 말러 교향곡 전곡 시리즈도 공연 보도와 함께 초반에 표가 몰리다가 후반에는 오름세가 뚝 꺾이는 ‘커브’를 그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가지 매표특성은 한 장씩 구입하는 이른바 ‘홀표’. 최근 고악기인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인 파올로 판돌포의 독주회를 주최한 공연기획사 빈체로측은 “혼자 구입하는 표 비율이 전체 매표의 15%를 넘었다. 다른 고(古)음악 연주나 말러 연주회도 비슷하다. 일반적인 유명 연주가 공연의 경우, ‘홀표’의 비율은 6% 내외”라고 말했다.

왜 초반에 매표가 몰리고 혼자 콘서트에 오는 사람이 많을까.

“말러나 고음악 연주는 학구적인 레퍼토리로 취급되기 때문에, 혼자 음반을 많이 모은 ‘광적’ 팬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죠.”

고희경 예술의 전당 공연기획팀장의 분석. 이런 공연의 팬은 정보를 얻자마자 재빨리 표를 사지만, 이들의 전체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최종 ‘매표성적’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공연에는 ‘커플’ 보다 ‘나홀로 관객’ ‘동아리 관객’이 많다고 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