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재일교포 지휘자 김홍채 '한국무대 잇따라 빅쇼'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36분


일본 지휘계의 ‘젊은 목소리’로 꼽히는 차세대 유망주 김홍재(46)가 한국 무대에서 연속 ‘대형 프로젝트’를 맡는다. 남북한과는 상관없는 ‘조선’이라는 독특한 국적을 갖고 있는 재일교포로 일본 음악계의 정상에 오른 그가 고국 팬들 앞에 영화음악, 오페라 등 의욕의 무대를 펼친다.

먼저 눈길을 모으는 공연은 11월8일 오후7시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히사이시 조(久石讓) 내한공연’.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의 음악감독을 맡은 히사이시 조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김홍재 지휘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명사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의 전속 음악가로 알려진 히사이시 조는 김홍재에게만 자기 작품의 지휘를 맡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공연에서는 영화 ‘하나비’ 주제음악, 1998 일본 나가노 동계 장애인올림픽 주제곡인 ‘아시안 드림 송’ 등이 연주된다. 3∼6만원.

이에 앞서 10월31∼11월4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는 김씨의 오페라 데뷔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베르디 중기의 거작 ‘가면 무도회’는 배신과 반역, 암살을 주제로 하는 중후한 드라마다. 김씨는 “긴박감 넘치는 드라마와 음악적인 긴장감을 동시에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오페라는 1998년 데뷔 이래 예술의 전당의 ‘라보엠’ ‘토스카’를 세련되게 무대에 올리며 오페라 연출계 젊은 스타로 떠오른 여성 연출가 이소영이 연출을 맡는다. 중국계 테너 워렌 목과 서울대 성악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깜짝 신예’ 엄성화가 주인공 리카르도 총독으로 출연한다. 평일 토요일 오후7시반, 일요일 오후4시. 2만∼7만원.

김홍재는 중학교 2학년때 음악에 입문, 명문 일본 도호 음대에 입학했으며 1979년 도쿄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뛰어난 지휘솜씨를 보였지만 ‘1위는 일본 국적자에 한한다’는 내부규정 때문에 2위에 입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8년에는 일본 음악계 최고의 영예인 와타나베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그의 지휘로 연주회를 가진 KBS교향악단 단원들은 “완벽한 설계와 열정을 가지고 치밀하게 연주를 이끌어나간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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